* 목생화(木生火)
이번에는 목생화(木生火)에 대한 것을 살펴 볼 차례다. 일반적으로 나무가 타면 불이 생기기 때문에 木生火라고 한다는 정도로 이해하기 십상이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단순하면서도 알기 쉽다. 그러나 木은 어떻게 해서 火로 변하는가? 그냥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나무에서 불이 생긴다는 말일까? 아궁이에서 온 몸을 태우면서 불이 붙은 나무를 보라. 가만히 있는데 그 나무에서 저절로 불이 생겼다고 믿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것은 水生木도 마찬가지여서 나무가 가만히 있는데 물리 저절로 나무속으로 흘러들어간다고 믿어야 할까?
水가 木으로 들어가는 것을 가리켜 삼투(滲透)라고 하는데, 속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것은 양(陽)이요, 그것을 흡수하는 것은 음(陰)이다. 즉 1水는 木으로 들어가려 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2火다. 이렇게 하여 1 + 2 = 3生木이 되었다. 木生火도 마찬가지다. 3陽木은 강력한 흡인력을 지닌 4陰金을 만나야 7陽火가 된다. 만약에 3陽木이 9金이라는 衰陽과 만난다면 3 + 9 = 2陰火가 된다. 2火는 生火라고 하는 것으로 발산하는 火가 아니라, 안으로 양기를 간직하려는 음기(陰氣)라고 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불과는 거리가 멀다. 지구의 내부에 들어 있는 온기는 7양화가 아니라 2음화다.
7화는 양이므로 항상 일정하지 않게 움직인다. 반면에 2화는 음이기에 항상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불이 혀를 널름거리며 이리 저리 움직이는 것은 7양화의 속성이고, 지구내부에서 항상 온기로 모든 생명을 품어주려고 하는 것은 2음화의 속성이다. 인체를 항온(恒溫 37.2도)으로 보전하려는 것은 2음화요, 발열(發熱)현상이나 순간적으로 높은 열을 발생하는 신경질 등은 7양화다. 이것은 장차 6기학에서 君火와 相火의 형태를 취하게 되는데 자세한 것은 그때 가서 다룰 것이다.
음화는 4 + 8과 3 + 9에서 보는 것처럼 같은 음과 음, 양과 양의 합에서 생기고, 양화는 4 + 3, 8 + 9에서 보는 것처럼 음과 양, 양과 음의 합에서 생긴다. 다른 것끼리 합하면 조화나 균형, 새로운 도전이나 진취성, 과감함 등이 생기는 법이므로 불도 역시 생동감이 넘치는 상태로 화하게 되니 한 여름의 뙤약볕으로 드러나며, 밖으로 발산하는 걸 즐기게 마련이다. 그걸 상징하는 것이 7이다.
그러나 같은 것끼리 합하면 새로운 변화보다는 제 자리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강하며, 창조나 도전 보다는 될 수 있으면 있는 것을 그대로 품고 자랄 수 있게 하는 능력이 뛰어난 법이니, 이는 한 여름의 뙤약볕에서 생물이 메마르지 않도록 자구책으로 나타나는 습기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7火의 내면에 들어 있는 2火다. 만약 2음화가 없었다면 장하의 습열(濕熱)도 없었으리라. 장하의 2음이 더 자라나면 태양의 열기는 그만큼 더 식은 상태가 될 건 당연한 현상인데, 그것이 하루 중에서는 석양(夕陽)이요, 1년 중에서는 가을의 양기다. 이때의 음기는 4金이라고 하며, 양기는 9金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