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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생과 상극 13 - 火生土

영부, 精山 2013. 5. 2. 07:33

金水의 합은 겨울과 가을의 합이요, 木火의 합은 봄과 여름의 합이다. 음중에도 음양이 있고, 양중에도 음양이 있다. 음중의 음을 태음이라 하고, 양중의 양은 태양이라고 한다. 1, 6수는 태음이요, 4, 9금은 태양이다. 2, 7화는 소양이요, 3, 8목은 소음이다. 그러므로

 

<태양 + 태음 = 토, 소양 + 소음 = 토>

 

라는 공식이 성립한다. 이를 통해서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土는 음양의 합일이라는 사실이다. 나중에 팔괘를 논할 적에 어차피 상술하겠지만, 8괘에서도 태양인 건괘는 9, 태음인 곤괘는 6이라고 하여 둘을 합하면 15가 된다. 소양인 진장남, 감중남, 간소남은 7, 소음인 손장녀, 리중녀, 태소녀는 8로 하는데, 장남과 장녀의 합이 15이요, 중남과 중녀의 합도 15이며, 소남과 소녀의 합도 15가 된다. 이렇게 네 쌍의 15를 다 합하면 60이 나온다. 이것은 15진주가 4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60갑자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여하튼 5행에서의 土는 모든 음양의 합일을 가리킨다.

 

이와 같은 정리를 하고 보니 두 가지의 의문이 생긴다. 첫째는 金水와 木火의 합은 5, 10토가 되면서, 왜 水木의 합은 4(9)가 되고, 火金의 합은 1(6)이 되며, 水火의 합은 3(8)이 되고, 木金의 합은 2(7)이 되느냐 하는 것이다. 그 다음 둘째는 이미 앞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왜 하필이면 火와 金 사이에 土가 배치를 하였느냐 하는 것이다.

 

첫째 의문은 그리 어려운 건 아니다. 이미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土는 그 속성이 철저하게 음양의 합일을 지향(指向)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태양은 반드시 태음과 만나야 하고, 소양은 소음과 만난다. 이렇게 해야만 비로소 온전한 土의 덕성인 중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소음 8(3) + 태음 6(1) = 4’와 ‘소양 7(2) + 태양 9(4) = 6’은 무슨 의미를 우리에게 전달하는 걸까? 4는 ‘소음 + 태음‘이고 6은 ’소양 + 태양‘이라는 등식을 맞줄임하면 2음과 3양이 나온다. 2와 3이라면 생각나는 게 있다. 그것은 삼천양지(參天兩地)다. 주역에서는 양효−를 3이라 하고, 음효󰁌 를 2라고 한다. 그래서 음효가 셋이 모인 곤괘☷는 6이라 하고, 양효가 셋이 모인 건괘☰는 9라 하는데, 이를 九道六德이라고도 부른다. 본래 음양이 합하면 5, 10토가 되어야 하는데, 이처럼 삼천양지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 답은 둘째 의문에서 다루기로 한다.

 

둘째 의문은 ‘왜 하필이면 火와 金 사이에 土를 배치했을까?’이다. 그 답은 火의 속성을 이해하면 금방 알 수 있으리라. 水는 모든 형체를 만드는데 반해, 火는 그것들을 전부 무형으로 되돌린다. 무형으로 되돌린다는 말은 아무 것도 없는 상태로 돌아가게 한다는 말이 아니라, 4상중의 어느 것도 아닌 상태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이는 곧 4상을 벗고 본래의 土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4상은 본래 土에서 나온 것이니 그리로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사람들은 사물이 돌아가는 곳을 ‘0’이 라고 흔히 알고 있지만, 그보다는 5, 10토라고 하는 것이 타당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