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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생과 상극 15 - 土生金

영부, 精山 2013. 5. 6. 08:53

이와 같이 극양한 상태에서 1음(2火)이 생겨 중화되는 상태를 가리켜 火生土라고 한다. 화생토를 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나 목적은, 모든 것이 그렇듯이 알찬 열매를 맺고자 하는 데에 있다. 아무리 아름답고 화려한 자태를 자랑한다고 하여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성경에도 이르기를 ‘열매 맺지 못하는 나무는 뽑혀져 불에 태운다’고 하지 않았는가? 열매는 생명력의 정수(精髓)다. 생명력이 돋는 것은 양이요, 그것을 보전하는 것은 음이다. 즉 음은 體가 되고, 양은 用이 되는 법이다.

 

극양한 7火를 그대로 방치하면 필경 생명력은 산일(散逸)하게 마련이므로, 그것을 보전하기 위한 1음인 2火가 그 내부에서 생긴다. 이처럼 내외에 생기는 2, 7을 합하여 火라고 한다. 끝없이 발산하던 7양에서 1음이 생긴다 함은 원시반본(原始返本)을 의미한다. 원시반본을 하기 위해서는 7양에서 1음을 제해야 하는 법이므로 7 - 2 = 5가 되니, 이는 곧 火生土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水는 2를 더하여 3이 되는 水生木을 하는데 반해, 火는 2를 제하여 5가 되는 火生土를 한다는 사실이다. 같은 相生을 하지만, 이처럼 수와 화는 덧셈과 뺄셈이라는 상반된 형태를 취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은 水火가 본래 정반대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즉 水는 한데 모여서 물을 이루지만, 火는 뻗치면서 불을 이룬다.

 

불을 가리키는 2(7)火에서 음의 시작인 2를 제하면 5(10)이 남으니 이를 가리켜 火生土라고 하였는데, 그걸 계절과 연결시켜서 생각을 해 보자. 2, 7화는 뜨거운 열기를 수반하는데 거기에서 음기가 발생을 하면 아무래도 양의 기세가 꺾이게 마련이다. 이때 음의 기세는 갓 시작한 상태이기 때문에 미약하다. 음은 본래 안으로 모이게 하는 구심력이 강하다. 그러기 때문에 발산하려는 7火의 기세와 부닥치게 마련인데, 이때의 음기는 水氣의 형태를 취하게 마련이다.

 

우주만물의 변화는 사실 水火라는 두 기운의 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亥水라는 極陰(동지)에서 발생한 1陽은 6과 더불어 水라고 하지만 사실 1은 水가 아니라 火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불로 형체를 갖추지 못하고 물속에 들어 있으니 겉으로 본다면 당연히 水로 보이게 마련이다. 하지만 1은 분명히 음이 아닌 양이므로 불이다. 그것은 비록 미약하지만 안으로 고이면서 차가워지려고만 하는 물을 밖으로 발산하게 하는 힘이 있다. 그렇게 해서 물은 다른 생명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으니 이를 가리켜 生命水라고 한다.

 

1양의 힘이 더 자라면 3木이 되어 더욱 강력한 발산을 하게 된다. 이때에는 고여 있는 물의 양도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마련이다. 그리고 극양인 7火에 이르면 고인 물은 다 발산하여 강력한 火氣가 충만해진다. 극즉반의 원리에 따라 다시 1음이 생기니 이를 가리켜 2陰火라고 한다. 이것도 역시 겉으로는 불의 형태를 취하지만 실상은 물이다. 이렇게 되면 극렬한 火氣와 水氣의 충돌이 발생하게 마련이니, 이것이 계절의 현상으로 나타나면 습기가 팽만(膨滿)한 무더위가 되는데, 이를 가리켜 화생토(火生土)라고 한다.

 

이처럼 무더위는 火氣에 밀려 흩어졌던 水氣가 다시 모이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생긴 현상이다. 무더위 속에서 발생하는 습기는 양기를 보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2음화의 기세로는 습기만 만들어낼 뿐, 더욱 강고(强固)한 양기의 덩어리를 만들 수 없다. 그것은 아무래도 더욱 강력한 음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4다. 4는 한층 더 강력해진 수기(水氣)에 해당하는데, 그것으로 불기운을 제거하면 단단하면서도 써늘한 양기가 남는다. 이를 가리켜 청량(淸凉)이라고 하며 5행으로는 金이라고 한다. 사실 진정한 金은 9이지 4는 아니다. 가을을 가리켜 사색(思索)의 계절이라고 하는 것은 4金으로 본 것이요, 남성의 계절이라고 하는 것은 9金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