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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생과 상극 17 - 金生水

영부, 精山 2013. 5. 7. 07:04

土生金은 ‘흙이 굳어서 단단해진 상태’라고 한다는 게 일반적인 개념인데, 사실 土는 물이 없으면 푸석푸석한 모래나 먼지의 신세를 면치 못한다. 土를 단단하게 하는 것은 물이다. 그 물을 가리키는 게 바로 2와 4, 6과 8이다. 2와 4는 水가 生하는 과정을 가리키고, 6과 8은 成한 상태를 나타낸다. 이렇게 본다면 4金은 水가 生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상태이니, 그만큼 강력한 결속력이 있다는 말이다. 이런 이치에 밝아져야만 비로소 5운6기를 통할 수 있으며, 5장6부와 5욕7정 등등, 모든 부문에 걸쳐 막힘이 없는 대자유를 만끽(滿喫)할 것이다.

 

土生金을 수리로 살핀다면 5(10) + 4(9) = 4(9)금, 혹은 5(10) - 1(6)수 = 4(9)금이라고 할 수 있다. 5(10) + 4(9) = 4(9)금은 본래 土는 어떤 5행이건 그대로 드러나게 해주는 것이므로 새로울 게 없다. 그러나 5(10) - 1(6)수 = 4(9)금은 아마 생소할 것이다. 그것은 방금 전에 말한 것처럼, 長夏의 무더위에서 습기에 해당하는 1, 6水(水氣)를 제한 상태를 가리킨다. 음양의 합인 5에서 양에 해당하는 1을 제하면 음인 4가 남는데 이를 4陰金이라고 한다. 10 − 1 = 9는 生陽1과 衰陽9가 합한 十에서 쇠양만 남은 상태를 가리킨다. 생양1은 속에서 極寒의 물속에서 피어나는 양의 시작을 가리키고, 쇠양9는 내면에 活力 있는 水氣(4)를 품은 형체로 드러나는 마지막 양이다.

 

 

                                       * 금생수(金生水)

 

金生水를 하루의 日氣로 말한다면 저녁에 내리는 이슬과 같으며, 절기로 말한다면 상강(霜降)과 같다. 금은 어떻게 해서 물을 만들까? 많은 분들이 말하기를 ‘바위나 쇠붙이에 이슬이 송글송글 맺히는 것’이 금생수를 가리킨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어디 쇠가 물을 만들어 낸 것인가? 이슬을 흡수하지 못하니까 표면에 붙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해야 하는 게 타당하리라. 금생수라고 하려면 반드시 금에서 물이 나와야 한다.

 

金은 가장 단단한 상태를 가리킨다. 단단할수록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안에서 밖으로 새지 못하게 한다. 그걸 상징하는 것이 바로 9金이다. 9는 더 이상 갈 데가 없으며, 받아들일 공간도 없다. 9가 사는 유일한 길은 음을 만나는 일이다. 양이 마지막에 이르면 음을 만나야 한다. 음의 머리는 2다. 그러므로 9 + 2 = 1수(11)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처럼 金生水는 금이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다.

 

그런데 金이 살기 위해서는 2火라는 火氣가 절대적이다. 그것은 4금 + 2화 = 6수, 4금 + 7화 = 1수(11), 9금 + 7화 = 6수(16)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金은 火의 연단을 받지 않으면 水를 生할 수 없다. 금이 불속에 들어가면 단단한 몸이 다 녹아야 한다. 이것은 마치 곡물이나 식물에서 기름을 짜내는 것과 같다. 동백꽃이 아무리 기름이 많다고 하여도 그것을 짜지 않으면 기름이 나오지 않는다. 짜내는 과정은 바로 연단이요 죽음이다. 이를 가리켜 金生水라고 한다. 이처럼 힘들여 짜내서 생기는 것이 水이기 때문에 그 맛을 가리켜 ‘짠맛’이라고 한다.

 

금은 가장 단단하기 때문에 물을 담을 수 있다. 물처럼 속으로 삼투(滲透)를 잘 하는 존재도 없다. 만물에 물이 스며들지 않으면 물질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다. 이처럼 물은 어디에도 스며들어야 하지만, 그것도 반드시 끝이 있어야 한다. 스며들기만 하면 멈추는 일이 없다. 물론 불이 물을 말리기 때문에, 불이 물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지만, 불이 물을 멈추게 하는 건 아니다. 단지 불은 물을 수증기로 변화시키는 형체의 변화를 가능하게 할 뿐이다. 水를 克하는 土도 역시 물을 멈추게 하는 건 아니라 스폰지처럼 흡수할 따름이다. 그러기에 물은 土를 만나면 맥을 못 춘다. 이를 가리켜 土克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