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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생과 상극 20- 금화교역

영부, 精山 2013. 5. 10. 08:22

이것은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정동방에는 3진뢰라는 괘상이 있는데, 진괘는 본래 震木이라고 하여 괘상의 5행은 木이다. 3진뢰라는 숫자 또한 3木이니 괘상과 숫자의 5행이 일치한다. 또한 북방의 1坎水도 역시 괘상과 숫자의 5행은 다 같이 水다. 이처럼 북방의 1감수, 동방의 3진뢰는 괘상과 숫자의 5행이 일치하지만, 동북방의 8간산과 서북방의 6건천은 그렇지 않다. 8간산은 괘상으로는 艮土라고 하니 숫자로는 8木이지만 숫자로는 土가 된다. 6건천은 괘상으로 乾金이라고 하며 숫자로는 6水가 되니, 이 역시 괘상과 숫자가 다르다. 그러기 때문에 앞에서 <‘기동북이고수‘하고 ‘이서남이교통‘이라고 한 것은 어디까지나 양수를 위주로 했다>고 정의(定義)하였다.

 

이와 같은 원리에 의해서 양수(1, 3, 7, 9)가 변화를 하는데, 生數인 1, 3은 동북방에서 그 자리를 고수하고, 成數인 7, 9가 서남방에서 그 자리를 교역한다. 따라서 生數는 氣를 가리키고, 成數는 理를 가리킨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왜 氣는 그 자리를 고수하고 理만 그 자리를 서로 바꾸는 걸까? 그 이치는 간단하다.

 

서남방은 본래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7火의 한 여름 속에서 생기는 1음인 2陰火로부터는 화려한 허상에서 탈피(脫皮)하여 본래의 실상으로 되돌아가려는 변화가 시작한다. 즉 하나에서 둘로 갈라지는 변화를 하게 마련인데, 그걸 숫자로 표현하면 二가 된다. 그러나 동북방은 하나가 되어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자리를 바꾸면서 교역을 할 필요가 없다. 낙서는 이런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도는 그런 변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눈에 보이는 대자연의 현상에 기준을 두었기 때문에 북1 - 동3 - 남7 - 서9라는 순서로 배치를 하였다. 그러나 그 속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무수한 변화가 발생하게 마련이다. 그런 변화는 반드시 태극모양(󰁋)으로 선회하면서 순환한다. 태극의 형상은 음양이 서로 부딪치면서 돌아가는 모양을 가리킨다.

 

1 - 3 - 7 - 9의 순서는 맞지만 그 방향은 북1 - 동3 - 서7 - 남9로 돌아가야 태극의 모양이 이루어진다. 양이 이렇게 돌면 보조적인 음은 북 6 - 서2 - 남4 - 동8로 반대편에서 또 하나의 태극을 이룬다.

(그림)

                                              7                                       9

                                              2                                4            2

                                    8 3                 4 9               3                   7

                                              1                                8            6

                                              6                                        1

                                          (하도)                                 (낙서)

 

위 그림에서 하도는 음과 양이 그냥 같은 방향으로 순환하면서 둥근 원형으로 나타나지만(시종만 다를 뿐), 낙서는 음과 양이 각기 반대방향으로 선회하면서 태극의 형상을 그린다. 이처럼 하도는 음양의 착종이 이루어지지 못하지만, 낙서는 활발한 착종을 이룬다.

 

이번에는 숫자의 배치를 통하여 상극의 원리를 살펴보자. 하도에서는 북방에 1(6)水를 남방의 2(7)火와 마주보게 상대적으로 배치를 하였다. 이에 반해 낙서에서는 북방 1과 남방에 9를 마주보게 상대적으로 배치하였다. 1과 2가 상대한다는 것은 天1生水와 地2生火가 천지에서 상응한다는 뜻이고, 1과 9가 상대한다는 것은 天1의 시작은 天9에서 끝난다는 뜻이다. 이것으로 보아 하도는 천지의 음양이 생성으로 마주하면서 5행을 형성하는 걸 보여준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에 반해 낙서는 1에서 9까지로 변화하는 8괘의 상태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