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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강. 약유장 3절

영부, 精山 2013. 5. 12. 10:01

                                                    * 3절

 

東 西 孟 孔

有 有 子 子

大 大 善 魯

聖 聖 說 之

人 人 齊 大

曰 曰 梁 司

東 西 之 寇

學 學 君

 

(풀이 : 공자는 노나라의 대사구를 하고 맹자는 제나라와 양나라의 임군에게 선한 유세를 하였으니 서방에도 대성인이 있어 서학이라 하고 동방에도 대성인이 있어 동학이라 하느니라. 이 모두가 백성을 가르쳐 바로 되게 함이니라)

 

공자[孔子, BC 551 ~ BC 479]는 유교의 비조(鼻祖)이며, 맹자[孟子, BC 372? ~ BC 289?]도 역시 유교의 태두(泰斗)로 추앙 받는 분들이다. 그러나 현무경에서는 이 두 분을 각기 선천과 후천의 상징으로 보았습니다. 새삼스럽게 공맹의 사상을 배우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 두 분을 통하여 선천과 후천의 차이점을 극명하게 분간시키려는 개벽주의 의도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자와 맹자의 사상을 간략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공자의 사상은

1. 仁 : 인은 사랑의 정신이자 사회적 존재로 완성된 인격체의 인간다움

2. 禮 : 예는 인의 정신을 담고 있는 외면적인 사회규범.

3. 正名과 德治 : 정명은 사회 성원 각자가 자기의 신분과 지위에 따라 맡은바 역할을 다하는 것(君君臣臣 父父子子)이며, 덕치는 도덕과 예의에 의한 교화를 추구하는 정치

4. 분배의 형평성(재화의 고른 분배)강조

5. 이상적 인간과 사회 : 군자, 대동사회(大同社會)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맹자의 사상도 여기서 크게 벗어난 건 아니지만, 분명 다른 점이 있습니다. 맹자의 사상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성선설(性善說)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공자가 주장하신 仁과 별 차이가 없지만, 맹자는 사단지심(四端之心 : 측은지심, 사양지심, 수오지심, 시비지심)과 사덕(四德 : 인, 의, 예, 지)을 강조했다는 게 다릅니다.

즉 인간의 본성에는 인과 의가 있는데, 그걸 제대로 분간치 못하면 세상이 혼란해 진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마땅히 시비를 가릴 줄 알아야 하고, 의를 쌓으며,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라고 하였습니다.

 

이런 견해의 차이는, 공자는 군주가 덕이 부족하면 가르쳐서 바로 잡으려고 하였다면, 맹자는 패주(悖主)는 쫓아내고 왕도(王道)를 세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당시의 관습에서 볼 적에 맹자는 유가(儒家)의 이단(異端)이었습니다.

 

공자는 노나라에서 대사구(현 법무부 장관) 벼슬을 하면서 인과 예로 인간을 만들려고 하였으며, 맹자는 각국의 군주들에게 왕도정치를 구현할 것을 유세(遊說)하였기에 현무경에 ‘공자노지대사구맹자선세제량지군’이라고 하였습니다. 공자의 견해는 서학과 같고, 맹자의 견해는 동학과 같다고 하면서 이 모두가 백성을 위하고 교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면서 약유장의 끝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공자는 대사구 벼슬을 하면서 인과 예라는 사슬로 인간을 교화시키려고 했지만, 그것은 인위적인 것이었기에 많은 모순과 반발을 야기(惹起)했습니다. 이에 비해 맹자는 개인적인 예절범절로 세상을 고치려 하지 않고, 정치를 맡고 있는 위정자가 온전한 왕도정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걸 강조했습니다. 즉 윗물이 맑으면 저절로 아랫물이 맑아진다는 평범한 이치를 정치에 적용하려고 했습니다.

 

그의 이름처럼 군주는 마땅히 모든 인류의 ‘맏이’가 되어야 한다는 걸 역설하고 다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아무리 군주라고 하여도 과감하게 내쫓아야 한다고 하였으니 가히 이단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자보다 맹자는 더 백성을 사랑하는 민본주의자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