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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복희 8괘 2 - 팔괘의 생성

영부, 精山 2013. 5. 16. 09:03

8괘가 각기 3효로 이루어진 데에는 이와 같은 이치가 들어 있다. 이것을 하도의 수리와 연결시킨다면 동방의 3, 8木이 된다. 즉 모든 사물을 밝게 가르고 형상으로 드러내는 곳은 동방이라는 뜻이다. 사실 역학은 동방에서 발생했다. 그중에서도 내면에 3신을 품고 겉으로는 8도로 국토를 분할하여 다스린 나라는 조선이었다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하도와 복희8괘도를 비교하면서 음미해 보자. 하도는 도합 열 개의 숫자를 5방에 배치한 것임에 비해, 복희도는 8괘만 나열하였다. 이걸 수리로 표기하면 하도는 2 × 5 = 10이요, 복희도는 2 × 4 = 8이다. 이말은 하도는 5행이 음양으로 벌어진 상태이고, 복희도는 4상을 음양으로 펼친 것임을 가리킨다. 이처럼 음양으로 벌어지는 건 같은데, 하도는 5행의 변화를 가리키고, 8괘는 4상의 변화를 가리킨다. 이런 사실은 하도는 숫자로 나타낸데 반해, 복희도는 8괘로 나타냈다는 것으로 입증된다. 이것은 곧 숫자는 5행이요, 괘상은 형상을 가리킨다는 말이다.

 

그러면 왜 하도를 풀이한다고 하면서 복희씨는 5행이 아닌 4상을 나타내는 8괘를 그렸을까? 그 답은 5행은 무형이기 때문이다. 본래 진리는 이치이기 때문에 무형이다. 그러나 그것은 무형이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매우 어렵다. 눈에 보이는 것도 모르면서 어찌 눈에 안 보이는 걸 알 수 있으랴! 복희씨의 위대함은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는 데에 있다.

 

하도는 중심에 5, 10토가 들어가지만, 복희도의 중심이 텅 비게 된 이유는, 8괘는 유형적인 물상(物象)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형적이라 함은 표면으로 드러난 형상을 가리키는 것이니 어찌 중심이 보일 수 있는가? 중심을 제하고 나면 보이는 곳은 8방이다. 즉 수박을 세 번 가르면 눈에 보이는 조각은 여덟 개밖에 없다. 물론 세 번을 가르면 본래 찾으려고 했던 중심점도 다 드러나게 마련이지만, 그것은 무형이기 때문에 가늠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불가불 8괘를 그어 그 이치를 밝혀주려고 하였다.

 

여기서 짐작(斟酌)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의 근원인 중심점(十字의 중심점)을 찾아가는 방편은 첫째, 8괘요 둘째, 9궁이요 셋째, 십승(十勝)이라는 사실이다. 8괘는 표면의 형상이요, 그 중심에는 9궁이 있으며, 마지막 적멸보궁(寂滅寶宮)에는 十勝之地가 도사리고 있다. 십승에 도달하지 못하면 ‘십리도 못 가서 발 병 난다’라고 우리 조상들은 가르쳤다. 8괘는 복희도에 나와 있고, 9궁은 문왕도에 나와 있으며, 십승은 용담도에 나온다. 그러므로 이 3대 상서를 통할 수만 있다면 무얼 더 바라겠는가?

 

복희도에서는 1을 남방에 두었으나 하도에서는 북방에 두었다. 이렇게 된 원인은, 하도에서는 하지에서 양이 다하면 음이 발생하고, 동지에서 음이 다하면 양이 발생하는 음양의 순환을 가리켰기 때문이다. 동지는 추운 북방이므로 하도의 맨 밑에 6으로 표시를 하였고, 그 내면에서 1陽水가 시작한다. 또한 하지는 더운 남방이므로 하도의 맨 꼭대기에 7火로 표시를 하였고, 그 내면에서 2陰火가 시작한다.

 

그러나 복희도에서는 천지의 형상을 기준으로 삼았으므로, 하늘은 가장 가볍고 밝은 형상이므로 제일 높은 곳에 배치를 하고 그것을 1건천이라고 하였다. 반대로 땅은 모든 형체를 다 담아 무겁고 어두운 곳이므로 제일 밑에 배치를 하고 그것을 8곤지라고 하였다. 즉 하늘의 형상은 땅에 이르면 8배로 불어난다는 뜻인데, 그것을 수식으로 나타내면 2 × 2 × 2 = 8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