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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강. 위탁장

영부, 精山 2013. 5. 18. 11:22

위의 기록은 조선을 일본에 위탁하는 천지공사의 내용입니다. 朴壯根은 용담 十八 도수로 점(卜)을 보아 뿌리를 튼실하게 하는 상징적인 이름이고, 식혜는 단 술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는 곧 모든 상극과 상생을 합덕하는 용담도 중앙의 6水를 의미합니다. 回文산은 본래의 文으로 돌아간다는 말이니, 이것은 한 동이 빚으라고 한 것은, 하도에 비장했던 55 대정수 元物로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대정수는 용담도 54도와 천원수 1로 완성되니 이는 곧 용담도의 완성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회문산에는 5선위기혈이 있다고 하였는데, 5선은 5행을 상징합니다. 이를 세상의 열강으로 본다면 미, 러, 중, 일과 주인 신선인 조선을 가리킵니다. 주인 신선은 수수방관하는데 네 신선이 바둑판 위에서 각축을 하는데 승부가 나지 않고 시간만 끌기 때문에 증인으로 수운대신사를 부른다고 하였습니다. 즉 선천세상에서 각종 역학의 이론으로 등장한 5행이 체계가 정리되지 않은 것을, 동학을 통하여 온전한 열매를 맺게 한다는 말씀입니다.

 

5행을 상징하는 것으로 ‘걸군굿, 초라니패, 남사당, 여사당, 삼대치’라고 하였는데, 이들은 모두 선천에서 천대 받는 부류입니다. 양반과 상놈의 차별을 무너뜨리지 않고서는 참다운 개벽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걸 막는 거대한 세력이 바로 西學입니다. 그것이 바로 미, 일, 중, 소로 상징되는 세상의 판도입니다.

 

조선에게 어질 仁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조선의 세력이 막강해져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불가불 머슴을 들여야 합니다. 바둑판에서 승부를 걸던 네 신선은 바로 머슴입니다. 하필이면 회문산에 5선이 바둑을 두는 것과 같은 형상의 5선위기혈이 있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니, 회문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하도를 가리키고, 하도는 본래 5행의 이치를 담고 있으니 어찌 신기하지 않다고 할 수 있으리오!

 

바둑의 원조는 丹朱인데, 그로부터 모든 원한이 시작되었다는 말씀을 개벽주가 남기셨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아담과 하와로부터 모든 죄악과 원한이 시작되었다고 하는 것과 같은 뜻인데, 서로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 게 오늘의 실정입니다. 성경에서는 선악과를 먹은 대가로 원죄가 들어왔다고 하는데, 선악과는 음양과입니다. 선과 악이 본래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음양도 역시 본래 하나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는 네 민족과 내 민족이 다르고, 네 지역과 우리 지역, 네 학교와 내 학교, 네 부모와 내 부모가 다 다릅니다. 바둑판의 흑돌과 백돌은 본래 하나입니다. 물론 그 형상은 정반대이지만 둘은 서로 어울리면서 한 판의 바둑을 형성합니다. 이 둘이 하나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다르다는 차별의식을 지니는 순간, 모든 죄악과 원한은 시작되는 법입니다. 아담의 의미는 ‘붉은 사람’이요, 丹朱도 역시 ‘붉은 사람’이라는 점도 맥락이 같다는 게 신기하지 않나요?

 

둘이 서로 다르다는 선악 이분법에 빠진 서학을 물리친 것이 바로 侍天主를 내세운 동학입니다. 천주님은 인간을 초월한 다른 곳에 계신 게 아니라, 바로 자기의 내면에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깨달으면 모든 승부에서 이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水雲대신사로 하여금 증인을 서게 한 것입니다. 水雲은 하늘로 올라간 수증기의 집합체인 구름이니 이를 가리켜 天一生水라고 합니다. 성경에 이르기를 ‘구름 타고 예수가 오신다’고 하였는데, 구름은 바로 水雲을 가리키는 셈이니, 동학을 통해서 온전한 하나님의 자녀가 탄생한다는 뜻입니다.

 

수운가사에 ‘가장이 엄숙하면 그런 빛이 왜 있으리오?’라고 한 말씀은, 선천의 가장은 엄숙하지 못했으니, 후천의 동학을 세운 엄숙한 가장을 통해서 행복하고 평화로운 빛이 들게 된다는 말입니다. 이때의 가장은 본래 모든 진리의 원조인 하도를 가리킵니다. 그 하도가 오랜 세월 잊혀 졌다가 후천 인존시대를 맞이하여 용담도에서 다시 드러나게 된다는 걸 일러주는 말씀입니다.

 

일본에 천하통일지기(天下統一之氣)와 일월대명지기(日月大明之氣)를 붙여 주어서 그들로 하여금 서양세력을 동양에서 몰아내고, 2차대전을 일으켜 세계의 국경을 무너뜨리는 역사를 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질 仁자는 조선에게 물려주겠다고 하였으니, 그걸 입증하는 것이 주공장(做工章)의 57자입니다. 57은 仁數라고 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36년일까요? 36에는 4 × 9 = 36과 6 × 6 = 36이 있습니다. 4 × 9는 땅의 4方에서 물질이 9변을 하는 상태를 가리키고, 6 × 6은 하늘의 6합에서 6기가 순환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또한 6은 坤이요, 9는 乾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건곤이 천지에서 4상이라는 형상과 6기라는 기를 통해서 온전하게 1주하는 상징이 36입니다. 그래서 세간에서는 ‘36계 줄행랑’이라는 말이 나돌기도 하는데, 그것은 36으로 한 바퀴를 돌면 우주와 마찬가지로 1도 퇴차(退次)를 하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知天下之勢者는 선천을 개벽하여 기서재동이 되어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자는 생기가 있고, 그렇지 못하면 죽는다는 말씀입니다. 동양은 예부터 공맹사상에 젖어 현실과는 거리가 먼 도덕과 윤리를 외친 결과, 서양에 비해서 물질과학문명이 떨어져서 열악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진보된 문물을 받아들이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리게 마련입니다. 반대로 서양은 동양의 문물을 받아 들여 금수로 전락하지 않아야 그들도 살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하는 동적인 역할은 태양을 상징하는 일본을 머슴으로 삼아 그들에게 맡긴다는 게 위탁장입니다.

 

문신과 무신이 병무도통이라고 한 것은, 문신은 2, 4, 6, 8, 10이라는 짝수와 음괘를 가리킨고, 무신은 1, 3, 5, 7, 9라는 홀수와 양괘를 가리킨 것으로 이 둘이 서로 하나 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 첨병(尖兵)이 되어 낙서의 폐단을 쓸어내고 후천의 태음문화의 주인공인 조선을 세계의 조정으로 우뚝 서게 하는 일을 일본에게 맡긴다는 것이 위탁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