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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복희 8괘 7 - 5행과 8괘의 숫자

영부, 精山 2013. 5. 22. 07:24

이에 반해 6감수는 땅의 순음 중에서 하늘의 양기가 조화와 균형을 이룬 상태를 가리킨다. 하늘의 양기가 땅의 물질로 화하면 크게 셋으로 되는데 가장 맑은 양기는 바람이 되고, 가장 탁한 양기는 산으로 되며, 그 중간에 있는 것이 물이다. 하늘의 태양이 항상 밝은 빛으로 만물을 비추는 것처럼, 땅에서는 항상 동일한 양의 물이 있어 만물의 음양을 조절해 준다. 물은 태양 빛에 비해서 어떤 때는 많아지기도 하고, 적어지기도 하는 것이 월굴(月屈)과 같다고 하여 6감수를 달이라고도 한다. 여하튼 물에 양기가 더하면 기체(바람)이 되고, 음기가 더하면 고체(산)가 된다. 액체는 본래 기체와 고체를 중개하는 매체다.

 

이처럼 부도전괘를 기준으로 도전괘의 상태를 살펴보았는데, 거기에는 또 다른 면도 있다. 그것은 1건천에서 시작한 음의 형태는 2태소녀 - 3리중녀 - 5손장녀라는 3단계로 자란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양도 마찬가지여서 8곤지에서 시작한 양의 형태는 7간소남 - 6감중남 - 4진장남의 3단계로 자란다. 이처럼 음 3변의 중심에는 3리화가 있고, 양 3변의 중심에는 6감수가 있으니 이것은 감리가 중심으로 자리 잡는 또 다른 모습이다. 8괘의 괘상에는 이와 같이 다양한 양상(樣相)들로 전개가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인류가 창안한 것 중에서 영묘(靈妙)한 것 중의 하나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상, 8괘의 형상을 고찰해 보았거니와 이번에는 수리적인 면에서 8괘의 괘상을 해부(解剖)해 보자. 부도전괘는 두 개의 홀수(1건천, 3리화)와 두 개의 짝수(6감수, 8곤지)로 나타내고, 도전괘도 역시 두 개의 홀수(5손풍, 7간산)와 두 개의 짝수(2태택, 4진뢰)로 나타냈다. 네 개의 도전괘를 합하면 18이요(1 + 8, 3 + 6), 네 개의 부도전괘를 합해도 역시 18이 나오니(5 + 4, 7 + 2) 이를 도합한 36궁을 복희도의 도수(度數)라고 한다. 이것은 복희도의 4방에 대대(待對)하는 괘를 합한 셈인데, 왜 하필이면 복희도는 이처럼 합하여 9를 이루어야 할까?

 

이것을 수식(數式)으로 나타내면 4 × 9 = 36이라고 한다. 즉 4방이 모두 9궁으로 충만해 졌다는 뜻이다. 이로써 복희도는 천지 4방의 모든 형상은 9궁을 이룬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왔다는 걸 우리는 알 수 있게 되었다. 9궁을 이룬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 거기에는 네 가지의 답이 있다.

 

첫째, 1 + 8 = 9다. 이것은 1건천과 8곤지의 합을 가리킨다. 순양과 순음이 서로 마주한 것이 上天下地한 천지의 형상이다. 천지가 합하면 9궁이 된다 함은 무슨 말일까? 1은 무형의 태극이요, 8은 8괘로 벌어진 형상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9궁은 곧 형상과 그 속에 들어 있는 태극을 가리킨다. 이를 가리켜 역학에서는 천지정위(天地定位)라고 한다. 수박의 여덟 조각과 그 여덟 조각이 일치하는 중심점 1을 합한 상태다.

 

둘째, 2 + 7 9다. 이것은 2태택과 7간산의 합을 가리키니, 역학에서는 산택통기(山澤通氣)라고 한다. 2는 음양을 가리키는데, 수박을 세 번 가르면 도합 7쌍의 음양이 생긴다. 왜냐하면 한 번 가르면 한 쌍(1)의 음양(두 조각)이 생기고, 두 번 가르면 두 쌍(2)개의 음양(네 조각)이 생기며, 세 번 가르면 네 쌍(4)의 음양(여덟 조각)이 생기는데, 이를 합하면 일곱 쌍(7)의 음양이 나온다. 즉 천지지간에 널려 있는 만물이 빛을 발하는 것은 7성이지만, 그 내면에는 음양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는 걸 일러주는 셈이다. 인체에서 찾는다면 얼굴에 있는 7규와 밑에 있는 이음(二陰)이라고 할 수 있으니, 7규는 밝게 드러나는데 비해, 2음은 어두운 곳에 처한다.

 

셋째, 3 + 6 = 9다. 이것은 3리화와 6감수의 합을 가리키니, 역학에서는 수화불상사(水火不相射)라고 한다. 물과 불이 서로 배격하지 않고 조화와 균형을 이룬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곧 물과 불이 조화롭게 운행하는 곳이 9궁이라는 뜻이다. 수박을 세 번(3) 가르면 표면에 여섯 개(6)의 十字가 생기니, 이를 합하면 9가 된다. 이것은 6합(상하, 전후, 좌우) 속에서 3극이 운행하는 공간이 9궁이라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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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4 + 5 = 9다. 이것은 4진뢰와 5손풍의 합을 가리키니, 역학에서는 뇌풍상박(雷風相搏)이라고 한다. 번개와 바람이 서로 부딪치면 천지가 개벽하는 변동이 생긴다. 즉 9궁은 개벽이 벌어지는 곳이다. 4는 4상이요, 5는 5행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결국 4상속에서 5행이 운행하는 곳이 9궁이라는 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