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3. 복희 8괘 10 - 5행과 8괘의 숫자

영부, 精山 2013. 5. 25. 06:55

이와 대조적으로 4상중에서 태음(󰁐)을 바탕으로 한 8곤지와 7간산은 하늘로 올라가면 소양󰁎(혹은 소음)을 바탕으로 한 3리화와 4진뢰로 그 형상을 달리한다. 󰁏은 음과 양이 서로 교류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맑고 고요한 편인데, 그 증에서도 양은 바람으로 음은 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은 음과 양이 서로 격렬하게 교류를 하기 때문에 비교적 탁하면서 확실한 형체를 띠게 마련이어서 하늘에서는 불과 번개라는 강력한 양기를 발산하며, 땅에서는 산과 대지라는 단단한 형체를 띠게 된다. 음󰁌을 바탕으로 해서 생긴 순양󰁍은 ☴이라는 바람으로 나타나고 소음󰁎은 ☵이라는 물로 나타난다.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1건천 + 4상 = 5손풍, 2태택 + 4상 = 6감수, 3리화 + 4 = 7간산, 4진뢰 + 4 = 8곤지라고 한다. 만약에 인체로 비유한다면 1건천은 얼굴의 눈이 되고, 5손풍은 색을 가리킨다. 2태택은 귀가 되며, 6감수는 소리를 가리킨다. 3리화는 코가 되며, 7간산은 氣(냄새)가 된다. 4진뢰는 입이 되고, 8곤지는 맛이 된다.

이처럼, 5행의 숫자와 8괘의 숫자는 전혀 그 의미가 다르다. 그렇다고 하여 둘 사이가 전혀 무관하다고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둘은 본래 같은 우주를 놓고 다른 각도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록 다른 것처럼 보여도 그 속내는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런 것은 8괘와 5행에 관한 걸 살피면 그 면모가 드러난다. 그걸 한 번 살펴보자.

 

8괘는 본래 5행을 가리키지는 않지만, 후세 사람들은 적당한 5행을 붙였다. 1건천은 陽金이라고 하며, 2태택은 陰金이라고 한다. 7간산은 陽土라고 하며, 8곤지는 陰土라 하고, 4진뢰는 陽木이라 하며, 5손풍은 陰木이라 하고, 3리화는 火라 하며, 6감수는 水라고 한다. 이처럼 목(음목, 양목), 금(음금, 양금), 토(음토, 양토)와 水, 火가 있으니 외형상 5행은 다 들어간 셈이다.

 

그런데, 水火는 각기 한 개씩 있는데 비해 목,금,토는 각기 음양으로 두 개씩 있으니 이는 무슨 일일까? 그 답은 아마도 복희도의 좌우 중심에 3리화와 6감수가 들어있는 데서 찾아야 할 듯하다. 중심은 좌우 모든 걸 다 갖추고 있으면서 동시에 어느 쪽으로도 기울면 안 되기 때문에 오지 한 개만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심에 있는 것으로 따진다면 1건천과 8곤지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1건천은 2태택과 더불어 음금, 양금이라고 하며, 8곤지는 7간산과 더불어 음토, 양토라는 음양으로 나누지 않는가?

 

이처럼 중심에 있으며 부도전괘인데도 감리와 건곤은 왜 이처럼 달라야 할까? 그 답은 간단하다. 그것은 건곤이 좌우의 중심에 있는 부도전괘이기 때문이며, 감리는 상하의 중심에 있는 부도전괘이기 때문이다. 좌우의 중심에 있다는 것은, 곧 동지와 하지를 가리키고, 상하의 중심에 있다는 것은, 곧 춘분과 추분을 가리킨다. 동지와 하지는 음양의 시종을 가리킨다. 이에 반해 춘분과 추분은 음양의 중심을 가리킨다.

 

그러기 때문에 동지와 하지는 각기 태양과 달이 최대로 길어지고, 짧아지지만, 춘분과 추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 즉 동지와 하지는 반드시 음과 양으로 갈라지지만, 춘분과 추분은 반대로 갈라진 음과 양이 하나로 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