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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복희 8괘 24 - 5행과 8괘의 간지

영부, 精山 2013. 6. 11. 08:26

우리는 천간과 지지에 대한 근원적인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단순하게 그냥 옛날부터 사용한 것이니까 우리도 그냥 그렇게 사용하면 된다는 식이라면 별로 발전할 소지가 없다. 천간은 무형인 하늘의 방위를 가리킨 것이요, 지지는 천간을 유형에서 드러낸 것이다. 땅은 하늘을 반영하는 거울이므로 지지는 천간의 거울이다.

 

하늘은 태양이 솟고 지는 것을 기준으로 하여 5행과 10천간을 정하였다. 이에 비해 땅은 태양의 볕에 의해 드러나는 물상(物像)을 기준으로 하여 6기와 12지지를 정한다. 하늘은 양을 체로 삼고, 땅은 음을 체로 삼는다는 건 이래서 나온 말이다. 즉 하늘은 양으로 음을 밝히고, 땅은 음(물질)이 주체가 되어 양을 활용한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드는 것이 있으니, 왜 하늘은 5(10)가 되고, 땅은 6(12)이 되는 걸까? 하늘이 5라면 하늘을 반영하는 거울인 땅도 역시 5로 나타나야 하는 게 아닌가?

 

이것은 5운6기의 근거이기도 하며 5장6부의 근거가 된다. 이런 이치에 통달해야만 비로소 천부경의 ‘五七一妙衍’의 진의(眞意)를 파악할 수 있다. 만약 하늘이나 땅이나 다 같이 5를 기준으로 한다면 60갑자가 아니라 50갑자가 된다. 예를 들면, 12지지 중에서 마지막 두 개(戌亥)를 제한다면 ‘갑술, 병술, 무술, 경술, 임술’이라는 양간 다섯 개와 ‘을해, 정해, 기해, 신해, 계해’라는 음간 다섯 개를 합한 10개의 천간이 없어지므로 도합 50개의 組合만 남는다.

 

만약 50개의 조합이 맞는다면 세 번 가른 수박의 표면에도 다섯 개의 十字가 생겨야 한다. 하지만 절대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수박의 표면에는 반드시 6 十字가 생기기 때문이다. 6 十字는 천간이 10개, 지지가 12개가 될 적에 생기는 법이다. 하늘과 땅은 왜 이처럼 서로 달라야 할까? 그것은 열 개의 숫자를 살피는 것으로도 답이 나온다. 열 개의 숫자는 분명 음(짝수) 다섯 개, 양(홀수) 다섯 개다. 그러나 양의 합은 25(1, 3, 5, 7, 9)인데 반해 음의 합은 30(2, 4, 6, 8, 10)이다. 똑 같은 다섯 개인데 이처럼 차이가 나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그 원인은 간단하다. 하늘과 땅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즉 하늘은 무형이요, 땅은 유형이기 때문이다. 하늘이나 땅이나 똑 같은 무형이라면 숫자의 합도 동일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형태가 다른데 어찌 숫자의 합이 같을 수 있으랴! 무형은 형상이 없기 때문에 애초부터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걸 가리켜 천부경에는 ‘天一一’이라고 했다. 이것은 하늘에서는 모든 것이 同一하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땅은 ‘地一二’라고 하여 땅에서는 모든 것이 상대적인 것으로 나타난다는 걸 일러주었다.

 

무형인 하늘에는 동방이건, 서방이건 어느 곳에서나 동일한 상태다. 그러나 땅의 물질은 주변 여건에 따라 반드시 다른 상태를 취하게 마련이다. 그것은 곧 변화를 의미하는데, 변화는 一析三極의 원리대로 ‘3단계’로 나타난다. 이를 가리켜 ‘시 - 중 - 종’이라고 한다. 즉 음도 3단계로 벌어지고, 양도 3단계로 벌어진다. 이걸 가리키는 수식이 2 × 3 = 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