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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천부동 3

영부, 精山 2006. 1. 20. 07:58
운곡선생이 내어주는 음료수는 커피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흔한 전통차도 아니었다.

색깔은 약간 푸르스름한 빛을 띠고 있었으며, 은은한 향기가 마음을 매우 차분하게 만들어 주었다.

맛은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들어 있는 듯 했다.

"선생님, 이게 무슨 찹니까?"

영미가 아직도 따스한 찻잔을 두손으로 감싸쥐고 질문을 던졌다.

"음, 그건 이 마을에서만 특별히 맛볼수 있는 아주 귀한 차야. 그걸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기가 강해져서 온갖 병이 다 물러가게 돼있어"

그래서 그런지 차는 아주 신기한 맛을 내고 있었다.

차를 마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로 머리가 맑아지고, 여행에 찌든 피로가 말끔하게 씻겨지는 것이었다.

사실, 영미와 정도는 이곳까지 세시간을 쉬지 않고 줄곧 달려온 참인지라, 약간 피곤하였던 것이다.

"선생님, 오면서 보니까 마을 입구에 천부동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던데, 그건 이 마을 이름입니까?"

아까부터 궁금했던 듯, 정도가 말문을 열었다.

"어허, 이 친구 어느새 그렇게 성질이 급해졌나? 영미 따라다니더니 전염된 모양이군. 우선 차나 천천히 들게"

"아니, 선생님. 못된 건 전부 저를 닮았다고 하시면 어떻게 해요. 덜렁대는 사람은 전부 영미를 닮은 것이고, 성급한 사람도 영미를 닮았고, 음식을 못해도 영미를 닮았다고 하면 도대체 영미는 뭘 잘하나요?"

"그야, 나도 모르지. 그건 영미 밖에 모르는 일이니까"

"에이, 선생님두"

영미는 운곡선생을 얄미운 듯, 흰자위를 옆으로 드러내며 흘겨보았다.

"그래, 그래, 알았어. 영미가 제일 이쁠 때가 바로 그렇게 쳐다볼 때야. 하하하"

운곡선생의 너털 웃음에 두 사람도 덩달아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누가 옆에서 보면 영락없는 아버지와 딸의 모습이었다.

하긴, 영미와 운곡선생은 친 혈육보다도 더한 정이 흐르고 있었다.

"자네, 천부가 무어라는 것은 알고 있겠지?"

"혹시 환인, 환웅, 환검시대에 있었다는 천부인의 천부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음, 알긴 아는구먼. 그런데 그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출처 : 진리의 광장
글쓴이 : 영부(靈符)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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