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구구단
구구단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터이다. 지금도 초등학교 시절에 구구단을 외우던 기억이 삼삼하다. 구구단이야말로 수를 계산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기초적인 바탕이다. 하지만 구구단에 숨은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 하다. 이제부터 그 신비의 베일을 벗기도록 하겠다.
구구단에서 0단과 1단이 없는 이유
구구단은 2단부터 시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0에다 아무리 다른 수를 곱해 봐야 항상 0이고, 1에다 다른 수를 곱해 봤자 항상 곱해지는 수 자체만 있으니 곱하나 마나다. 그러나 바로 거기에 수의 신비가 숨어 있다. 0은 자신을 항상 드러내는 반면에 1은 상대를 드러낸다. 우주만물은 유형과 무형의 상대적인 음양으로 이루어지는데, 그것이 바로 1과 0이라는 것은 앞에서 이미 수차례 언급하였다.
구구단은 우주와 사물이 변화하는 이치를 수리로 나타낸 것이다. 변화라는 것은 바탕이 있어야 하는 법인데, 바탕이 움직이면 큰 혼란이 발생한다. 만약에 어느 날 갑자기 무대가 벌떡 일어선다면 거기서 공연하던 배우들이 얼마나 기겁을 할 일인가! 우주에 있는 어느 만물이건 맘대로 움직이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우주의 마음이요, 신의 마음이다.
따라서 근원에 해당하는 0과 1, 즉 무극과 태극은 그 모습을 드러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수리도 역시 그렇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