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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 14

영부, 精山 2008. 12. 17. 08:36

‘신부는 무상극지리가 나와야 하니까 그런 거 아닌가요?“

 

“무상극지리하고 천유 13도하고 어떻게 연결되나요?”

 

“상극이 없어지려면 자전과 공전이 공통으로 이루어져야 하니까요.”

 

“음. 명산이 잘 보았군요. 다른 사람들도 다 이해가 되겠죠?”

 

“네.”

 

“水生於火라고 하였는데, 물론 앞에서 申巳合水를 가리킨다고 하였지만, 용담도를 근거로 보면 낙서의 북방에 있던 1子水로 2巳火가 들어가고, 7午火로 6亥水가 들어가는 걸 가리킨다고 해야겠지요.

그러니까 전에 말한 것처럼 12지지가 모두 일곱 번 움직여 8次 만에 會를 한다는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 무상극지리의 출현을 두고 한 말입니다.

다시 한 번 외워볼까요?

子未會, 丑申會, 寅酉會, 卯戌會, 辰亥會, 巳子會, 午丑會, 未寅會, 申卯會, 酉辰會, 戌巳會, 亥午會”

 

정도도 그 정도는 이미 익숙한 상태인지라, 일행에 뒤처지지 않게 입에서 술술 나올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동경대전에서 ‘자미회’라는 문구를 본 듯하였다.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으나 그것이 천지개벽을 상징하는 무상극지리의 첫 단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신부의 글자 수가 20자인가요?”

 

앞줄에 앉아 있던 낭산이 질문을 하였다.

 

“오랜만에 낭산이 질문을 하는군.

신부에는 모두 23자의 글씨가 있는데, 그중에 소학은 스무자, 대학은 석자로 되어 있지요?

지금 낭산이 질문한 건 소학의 글자 수만 얘기한 셈이군요.

대학까지 합한 23자는 태을주의 글자 수와 동일하다고 하였죠?

다만 태을주는 19자에 ‘훔치훔치’라는 네 자를 합한 ‘19 + 4‘이고, 신부는 ’20 + 3‘이라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19 + 4‘는 4방으로 적멸수가 나아갈 준비를 한 상태이고, ’20 + 3‘은 천지인 3신이 20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19적멸수가 만약 4방으로 충만해지면 19 × 4 = 76 일통수가 되고, 20 × 3 = 60갑자를 이룹니다.

시천주께서 ’훔치훔치‘라는 네 글자를 ’태을천상원군훔리치야도래훔리함리사파하‘ 19자에 더하신 까닭은, 천지의 본체인 적멸체를 드러내기 위한 기초동량을 놓는다는 상징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

선천에는 甲이 아버지가 되어 甲子시라는 용부두(用符頭)가 되었지만, 후천에는 乙이 어머니가 되어 乙巳시라는 용부두가 됩니다.

이처럼 乙이 머리가 되는 걸 가리켜 태을천상이라고 하였습니다.

항간(巷間)에는 마치 태을천이라는 신비한 하늘이 따로 있는 것처럼 믿고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런 건 아직 확인 된 건 하나도 없습니다.

’20 + 3‘에서 20은 4 × 5인데, 수화금목 사상이 5행을 고루 갖춘 상태를 가리킵니다.

이런 상태에서 천지인이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는 숫자가 바로 23입니다.

午符에서는 현무경이라는 3재가 ’기유정월일일사시‘라는 후천의 8대문을 활짝 열어젖혔다면, 申符에서는 4방에 5행이 두루 갖추어진 20을 바탕으로 현무경이 움직일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하면 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