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수 - 2
234개의 부수는 어떻든 간에 다 외워야 한다.
그것은 차차 이야기 하기로 하고, 우선 부수라는 한자부터 알고 넘어가자.
옥편을 펼치면 대개 겉표지의 안쪽으로 ‘부수색인(部首索引)’이라고 돼 있는 걸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부수를 새긴 곳’이라는 의미인데, 부수라는 한자도 어렵고, 索引이라는 글자는 더욱 생소할 것이다.
‘색인’을 소리나는 대로 읽으면 ‘새긴’이니 ‘부수색인’은 ‘부수 새긴 곳’이라고 하면 어떨까?
부수의 部는 ⻏이 부수다(어? 글자가 안 나오네). ⻏은 3획이므로 옥편의 부수색인표에서 3획을 찾으면 페이지 수가 나올 것이다.
⻏은 글자의 우편에 붙는 경우와 좌편에 붙는 경우의 두 가지가 있다.
우편에 붙으면 ‘우부방‘이라 하고, 좌편에 붙으면 ’좌부방‘이라 한다.
部는 우부방이다.
우부방의 ⻏은 읍(邑 : 고을 읍)자로 나와 있을 것이다.
우부, 좌부라는 용어는 사실 좌부방의 ⻏에서 나온 것인데, 좌부방은 부(阜 : 언덕 부)라고 한다.
우선 우부방과 좌부방의 실례부터 드는 게 좋겠다.
군(郡), 극(郄), 도(都)와 같은 것들은 ‘우부방’이라 하고, 천(阡), 육(陸), 험(險) 같은 것들은 좌부방이라 한다.
우부방은 ‘읍(邑)’이라 읽고, 좌부방은 ‘부(阜)’라고 읽는다.
따라서 部數의 部에서 ⻏은 ‘읍’으로 읽어야 한다.
邑이라는 부수를 찾은 다음 5획 立과 3획 口를 합한 8획을 찾으면 部자가 나온다.
그리고 거기에는
<부: 分也 나눌 부, 行伍 떼부, 거느릴 부, 署也 마을 부, 界也 지경 부>
라는 여러 가지의 뜻이 나온다.
部는 ‘떼’, ‘마을’, ‘지경’ 등의 뜻이 있어서, 밑에 있는 여러 사람을 가리켜 ‘부하(部下)’라고 하며, 한데 속해 있는 것들을 가리켜 ‘부속(部屬)이라고 한다.
이처럼 部자에는 ’무리‘라는 의미가 있는데, 그것은 部가 立과 口가 있다는 걸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즉 口위에 여러 고을(邑)이 서 있는(立) 상태가 部다.
口는 동서남북 사방이나, 춘하추동 사시를 가리킨다.
고을은 여러 사람이 사는 마을이다.
그러므로 사방과 사시를 터로 해서 여러 사람이 모인 상태를 가리켜 部라고 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을 부락(部落)이라고 하였다.
首는 ‘머리 수’라는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首는 艸(풀 초, 솟을 초)와 自가 합한 글자이니 ‘스스로 솟아 난다’는 의미다.
즉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깨달음을 얻는 게 머리’라는 뜻이다.
여러 사람을 거느리는 머리에 해당하는 사람은 이런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진정으로 살아 있는 상태다.
오늘날처럼 주입식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의식으로는 이런 능력이 나오기 힘들다.
그저 얼마나 많이 정확히 기억하고 있느냐 하는 ‘기억의 척도’에 따라서 출세하는 세상이다.
그러기에 진정으로 ‘머리’가 되는 지도자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