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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부 - 9

영부, 精山 2009. 1. 1. 10:54

정도가 가만히 계산을 해보니 16의 배수는 모두 공통되는 점이 있었다.

32는 만물의 상을 나타내고, 48은 지리수를 가리키며, 64는 주역의 64괘를 가리키며, 80은 5방에 온전항 형상이 자리를 잡은 상태이고, 96은 하루의 총 분각수였다.

1각은 15분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하루 1,440분은 96각이다.

그리고 96의 9는 건괘요, 6은 곤괘이니 16이 6곱한 96은 건곤의 조합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술부의 16자는 현무경이라는 석 자로 상징되는 천지인이 ‘사무여한부’라는 다섯 글자를 중심에 품고 있는데, 이는 곧 하도의 중심에 있는 다섯 점과 같습니다.

술부를 12지지로 말한다면 개띠인데, 개는 선천에서 가장 모멸과 천대를 받았던 짐승입니다.

복희도의 팔괘로 본다면 서북에서 7간산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서북방은 가장 어둡고 메마른 곳을 상징합니다.

이와 상대적인 것은 용에 해당하는 辰인데, 용은 가장 상서로운 길조를 가져다 준다고 믿었습니다.

진이 있는 곳은 3양에 해당하는 진사지간이요,

술이 있는 곳은 3음에 해당하는 곳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개와 용은 서로 상반된 모습을 가리킵니다. 진과 술은 다 같이 적도선 상에 걸리게 마련인데, 적도는 중천에 있는 태양이 지구표면의 중심과 연결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지구표면의 중심을 상징하는 부호는 戊입니다.

공간이 시간의 변화와 어울리는 것이 우주변화의 원리입니다.

지구의 중심과 시간이 어울리는 것은 무자, 무오, 무인, 무신, 무진, 무술이라 합니다.

이것은 양의 관점에서 나온 것이고, 만약 음의 관점에서 본다면 기해, 기사, 기축, 기미, 기묘, 기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선천의 시작은 무진, 무술에서 비롯한다고 하며, 후천은 기미, 기축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공간은 중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방도 있는 법이므로 동방의 공간과 시간이 만나면 갑자, 갑오, 갑인, 갑신, 갑진, 갑술이라 하고, 서방의 공간과 시간이 만나면 경자, 경오, 경인, 경신, 경진, 경술이라 하며, 다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술부의 다섯 자 ‘死無餘恨符‘는 이와 같은 5방을 가리킨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5방에서 천지의 사상 16수가 운행을 하는데, 그 중심에는 현무경이란 천지인 삼신일체가 들어 있다는 것이 바로 술부의 문자 구성으로 본 이치입니다.”

 

정도는 선천의 낙서가 시작한 태세가 무진년이요, 일진이 무술일이라고 한 기록이 떠올랐다.

무진은 지구중심에서 가장 밝은 3양 자리를 가리키고, 무술은 반대로 가장 어두운 3음 자리를 가리키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선생님, 왜 태세는 가장 밝은 3양 자리와 연결되고, 일진은 가장 어두운 3음 자리와 연결되는 겁니까?”

 

“음, 정도군이 요즘 공부를 많이 하는 모양이군.

태세(太歲)는 글자 그대로 큰 해, 즉 1년의 양을 가리키는 것이고, 일진(日辰)은 하루의 양을 가리킨다는 것부터 알아야 합니다.

우주만물은 음양으로 구성되는데, 시간과 공간도 역시 음양으로 구성됩니다.

우주의 시공은 자전과 공전에 의해서 순환하는 법이고, 자전과 공전은 음과 양의 운동입니다.

음의 운동은 달이 주관을 하고, 양의 운동은 태양이 주관을 합니다.

자전과 공전에도 각기 음양이 있는데, 하루를 순환하는 자전은 음 6시간, 양 6시간으로 구분을 하게 마련이고, 낮에는 태양이, 밤에는 달이 각기 주관을 합니다.

1년을 순환하는 공전도 역시 하지와 동지를 기준으로 하여 각기 음6개월과 양6개월로 나누어집니다.

이처럼 6이라는 숫자가 음양을 구분하는 척도가 된 것은, 수박을 세 번 갈라서 생긴 여섯 개의 십자가를 상징하기 때문이지요.

여러분은 수박을 많이 갈라보았으니까 다들 기억하고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