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부 - 11
그때 의산이 큰 소리로 질문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현무경 주석 책을 보면 ‘낙서의 음국(陰局)의 戌이 용담에서는 양국(陽局)으로 넘어와 낙서의 巳자리로 들어가면, 낙서의 태세가 나온 辰자리로 후천의 정월인 酉가 뜨게 된다.
酉正月이 戌二月에 이르면 비로소 온전한 1개월이 성립되는데, 이를 가리켜 心月이라 한다.
술부를 가리켜 천지의 중상인 心이라고 하였으므로 心月이라고 한다.’고 되어 있는데, 심월이라고 하면 정역의 천심월을 가리키는 건가요?”
“아! 일부선생께서 말씀하신 황중월(皇中月)과 천심월(天心月)을 얘기하는 거군요.
참고로 그걸 인용해 보기로 할까요?
정역 시중에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化无上帝 言 : 復上起月이면 當天心이요 皇中起月이면 當皇心이라 敢將多辭古人月하여 幾度復上當天心고 月起復上이면 天心月이요 月起皇中이면 皇心月이로다 普化一天化翁心은 丁寧分付皇中月이로다 > 혹시 이런 글귀를 기억하는 분이 있나요?”
운곡선생은 장내를 둘러보았다.
“전에 정역을 볼 적에 몇 번인가 본적은 있지만, 그 뜻을 몰라서 금방 잊어버렸습니다.”
도산이 웃으면서 말을 꺼냈다.
정도도 정역에서 그런 구절을 본 기억이 났다.
정역이 대단한 글이라는 소문을 들어서 호기심에 책을 구입해서 보았지만, 너무 난해한 지라, 지금 그 책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몰랐다.
“방금 전에 의산이 질문한 心月에 대한 걸 자세하게 이해를 하려면 天心月과 皇心月을 알아야 합니다. 심월도 두 개가 있다는 걸 처음 듣는 분이 대부분일 겁니다.
천심월은 復上起月이라고 했지요?
달이 복상에 일어나면 천심월이라는 뜻인데, 天心은 하늘의 중심이란 뜻입니다.
반대로 皇心은 黃心이라고도 하는데 지구의 중심을 가리킵니다.
復上은 지뢰복의 復을 가리킨 겁니다.
우선 ‘화무상제언‘의 싯구를 풀이하는 게 순서이겠군요.
화무상제언은 무위이화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란 뜻입니다.
復上起月이면 當天心이라고 한 것은, 달이 복상에 뜨면 천심에 해당하고, 皇中起月이면 當皇心이라는 것은, 달이 지구 중심에서 뜨면 황심에 해당한다는 뜻입니다.
敢將多辭古人月이라고 한 것은, 감히 많은 사람들이 옛적에 세수(歲首)를 여러 가지로 바꾼 걸 가리킵니다.
예를 들면 하나라 시절에는 인월을 세수로 삼았고, 은나라 때에는 축월, 주나라 때에는 자월, 진나라 때에는 해월로 했다가, 한무제때에 이르러 다시 인월로 삼았다고 합니다.
幾度復上當天心은 그 도수가 다시 복상이 되어 하늘 중심에 해당하여, 月起復上이면 天心月이요 月起皇中이면 皇心月이라는 말입니다.
普化一天化翁心은 丁寧分付皇中月이란 말은, 널리 보편화한 하나님이 정녕 황중월을 분부한다는 뜻입니다.
즉 후천에는 황중월이 보편화한다는 말이 되겠군요.”
정도는 그 어렵던 정역의 문장들을 명쾌하게 풀어내는 운곡선생이 마치 무슨 마법사처럼 보였다.
“천심월과 황심월을 얘기해 볼까요?
천심월은 ‘초하루에서 달이 일어나 보름달이 되면 천심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초하루가 무술일이라고 하였죠?
거기서부터 15일을 가면 일진이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