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勹 쌀 포
14. 勹 쌀 포
勹는 어떤 물건은 쌀 적에 사용하는 문자다.
그 모습이 丿과 ㄱ이 한데 붙어 있는데, 力이 ㄱ의 한 중심을 丿이 꿰뚫은데 비해, 勹는 위에서부터 무언가를 감싸는 형국이므로 ‘쌀 포, 속 포’라고 한다.
勹를 부수로 하는 문자도 많이 있지만,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들면 勺(작), 勻(균), 匈(흉), 匍(포) 등이 있다.
勺은 勹속에 一을 싸고 있는 형국인데, 이때의 一은 1홉의 1/10이다.
술 1홉의 1/10을 되는 작은 술잔을 勺(구기 작, 술잔 작)이라고 한다.
勺이 酉와 합하여 酌이 되면 ‘술 따를 작’이 되어, ‘對酌(대작)한다’는 말이 나왔다.
勻은 勹가 二를 안고 있는 형국이다.
二라는 음양을 골고루 안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고를 균, 적을 균 ’이라고 한다.
여기에 土가 붙어서 均(고를 균)이 생겨서 均衡(균형)이란 용어도 나왔다.
匈은 勹가 凶(재앙 흉)을 안고 있는 모습이므로, ‘떠들썩할 흉, 인심 사나울 흉, 오랑캐 흉’이라고 한다. 북방의 오랑캐를 匈奴(흉노)라고 한 것은 이런 데에 기인한다.
匍는 甫(클 보, 넓을 보)를 싸고 있는 형국이다.
무언가 넓고 크게 감싸 안으려면 자세를 낮추지 않으면 안 된다.
오만하거나 방자해서는 결코 크고 넓어질 수 없다.
그래서 匍는 ‘길 포, 엎드러질 포’라고 한다.
勹를 부수로 하는 것으로는 匐(복)도 있는데, 속에 一, 口, 田이 들어 있다. 밭에서 나는 음식물로 모두가 한 입(一口)으로 되게 하려면 자신을 낮추어 겸손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匐도 역시 ‘길 복, 달음박질 복’이라고 한다. 앞의 匍와 합하여 포복(匍匐)이라는 말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