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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 - 5

영부, 精山 2009. 3. 2. 07:49

좋습니다. 잘 모르겠으면 지금처럼 질문하여 확인하는 게 현명합니다.

괜히 알지도 모르면서 아는 척 해 봐야 누구 손해일까요?

물론 11의 중심이 6이라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도 굳이 5와 6을 9변과 9복의 중심수라고 하는 것은, 9변이나 9복은 다 같이 9단계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숫자로만 말한다면 11개라고 할 수 있으나, 9단계까지 못하는 원칙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겁니다.

다만 양을 위주로 할 적에는 1,2,3,4,5,6,7,8,9의 낙서가 되고, 음을 위주로 할 적에는2,3,4,5,6,7,8,9,10의 용담이 된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낙서의 중심은 5요, 용담의 중심은 6이죠.

인체를 기준으로 말한다면 아홉 개의 구멍을 통하여 나타나는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5장6부가 있지요? 5장은 인체에서 양기의 변화를 주관하고, 6부는 음기의 변화를 주관한다는 논리가 성립합니다.

이런 건 앞으로 많은 연구와 임상이 있어야 하겠지만, 큰 원칙은 그렇다는 얘깁니다.

이런 식으로 인체와 우주변화의 원리를 연관 지어 보면 매우 흥미 있는 사실이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하튼 양수의 중심인 5와 음수의 중심인 6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5에서 찾아 볼 수 없던 만물의 바탕인 十과 一을 용담에서는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이 바로 진부에서 말하고 있는 元物의 成功입니다.

낙서에는 그간 十一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其物이 難成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지요.”

 

“선생님, 낙서에 十이 없다는 건 알겠지만, 一이 없다고 하는 건 납득이 안 됩니다.

낙서에도 분명 1坎水가 있지 않나요?”

 

“아! 그런 의문이 들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낙서의 1감수는 북방에 속한 수이지, 결코 중심에 있는 바탕을 가리킨 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도의 한 중심에 있는 흰점 1태극은 낙서에서는 그 모습을 찾을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것은 이미 수박을 가를 적에 나왔던 것인데, 아직 그걸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군요.

수박을 세 번 갈라야 비로소 한 중심에 천축, 지축, 인축이 하나 된 한 개의 十이 모습을 나타내는 건 기억하고 있나요?”

 

“네”

 

“그것과 낙서의 북방에 있는 1감수는 같은 건가요? 다른 건가요?”

 

“아! 그건 서로 다른 겁니다.”

 

운곡선생은 만면에 다시 미소를 띠었다.

 

“그러니까 낙서에서는 아직 만물의 바탕을 찾을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수박을 세벌 갈라서 생긴 한 중심의 모습은 十이요, 그 개수는 一이므로 十一귀체라고 하는 겁니다.

사실 십일귀체라는 용어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일행 중에 고개를 크게 끄덕이는 모습이 여럿 보였다.

 

“진부의 운필체수가 10획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도 원천지의 약속인 십무극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진과 한 짝인 사부(巳符)의 운필획수가 40인 것은 진을 사방에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는 걸 알 수 있겠지요?”

 

운곡선생은 칠판에 하도를 크게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