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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 - 6

영부, 精山 2009. 3. 3. 07:28

운곡선생은 칠판에 하도를 크게 그렸다.

 

“5와 6, 그리고 원물에 관한 걸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서는 하도가 절대적입니다.

왜냐하면 원물은 사실 상, 하도를 가리킨 것이기 때문이지요.

하도는 흰 점 25개, 흑점 30개 도합 55개로 이루어졌는데, 그게 바로 진부에서 말하는 원물입니다.

진부에도 도합 55개의 점들이 있으니, 그게 바로 하도의 55점이라고 보면 틀림이 없습니다.

그럼 이 원물에 대하여 숙고(熟考)를 해 보도록 할까요?

55는 용담도수 54 + 1입니다.

그러니까 원물 중에서도 원물에 해당하는 건 하도의 중심에 있는 흰 점 1입니다.

그걸 우리는 1태극이라고 불렀습니다.

54는 6 × 9입니다. 6은 곤이요, 9는 건이므로 결국 용담도는 건곤의 곱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은 아버지요, 곤은 어머니이므로 부모의 결합을 가리키는 셈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면에서 말하면 용담도는 6곤이 9변한 상태인 동시에 9궁이 6기를 머금은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곤과 건은 순음과 순양을 가리키므로 순음의 기운이 9변을 하며, 순양의 기운이 6기를 타고 운행하는 상태를 가리킨다고 해도 좋겠군요.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주인공은 중심의 1태극이라는 얘기입니다.

55는 중심의 5가 11개가 있다는 얘기인데, 하도에는 11개의 숫자가 있습니다.”

 

아니? 숫자는 1에서 10까지 열 개인데, 11개의 숫자라고 하는 운곡선생의 말은 정도에게는 금시초문이었다.

 

“하도에는 분명 열 개의 숫자만 나왔는데, 열 한 개의 숫자가 있다고 하니 잘 이해가 안 될 겁니다.

그럼 직접 하도를 살펴보세요.

자 같이 따라서 세어봅시다.”

 

운곡선생은 작은 지휘봉으로 하도의 점들을 찍어가기 시작했다.

 

“북방 1, 6수 둘이요, 남방 2, 7화 둘이요, 동방의 3, 8목이 둘이요, 서방의 4, 9금이 둘이니 모두 여덟 개가 있고, 중앙에 몇 개의 숫자가 있나요?”

 

“5, 10토 두 개입니다.”

 

“그렇게만 보니까 열 개 밖에 안 되지요.

잘 보세요.

여기 중앙에 검은 점 다섯 개씩 두 개로 되어 있지 않나요?

그냥 5, 10토라고만 하면 10토가 두 개로 분리됐다는 걸 간과하게 마련이거든요.

하지만 분명 하도의 중심에는 5가 세 개 있으니 도합 11개의 숫자가 있다고 하는 겁니다.

중심에 있는 건 반드시 외부로 퍼지는 법이므로, 중심의 한 개와 외부의 10를 합한 11개의 5가 대정수 55를 이루게 된 겁니다.

그것이 바로 진부에서 말하고 있는 ‘원물’이며, 그 원물이 성공을 이룬다는 얘기입니다.”

 

정도가 보기에도 그 말은 사실이었다.

 

“그냥, 5, 10토라고 하니까 두 개밖에 안 되는 줄로 알고 있지만, 사실 중앙에는 이처럼 세 개의 토가 있습니다.

그걸 우리는 天5, 地5, 人5라고 하였던 겁니다.

그걸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볼까요?

북방의 생수 1을 성수 6으로 변화하게 하는 5가 있고, 남방에도 역시 생수 2를 7로 변화하게 하는 5가 있고, 서방에도 역시 생수 4를 성수 9로 변화하게 하는 5가 있으며, 동방에도 역시 생수 3을 성수 8로 변화하게 하는 토가 있으니 도합 4土가 있는 셈이지요.

거기에 중앙에도 토가 있어야 하는데, 중앙은 음과 양이 함께 있어야 하는 법이므로 4토와 합하면 6토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