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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 - 9

영부, 精山 2009. 3. 6. 07:45

그렇다면 8이 간괘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1에서 시작한 변화의 마지막 3단계가 간괘이기 때문입니다.

복희 8괘도를 보면 8곤지를 기준으로 하여 좌우에 각기 진괘와 곤괘가 자리 잡고 있던 것이 기억날 겁니다.

그것은 순음인 곤지의 변화는 진괘에서 시작하여 간괘에서 끝난다는 걸 암시합니다.

사실 주역에서 말하는 ‘시어간종어간(始於艮終於艮 : 간방에서 시작하고 간방에서 끝 남)’이라는 말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닌데도 지금까지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으로 회자(膾炙)되곤 했습니다.

시어간종어간은 간괘가 3음 자리인 복희도의 7간산(戌亥之間)에서 시작하여 문왕도의 8간산(子丑之間)을 거쳐, 마지막 용담도의 8간산(寅卯之間 : 정동방)으로 이동하는 변화를 가리킨 것이었습니다.

수박을 가를 적에 어쩔 수 없이 순차적으로 세 번 갈랐다고 하였으나, 사실 한 번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걸 망각하면 안 됩니다.

그걸 ‘일석삼극(一析三極)’이라고 천부경에는 기록으로 남겨 놓았던 겁니다.

즉 순양인 건괘는 진, 감, 간의 삼극으로 갈라지고, 순음인 곤괘도 역시 손, 리, 태의 삼극으로 갈라진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우주만상은 건곤이라는 음양으로 이루어지고, 그것은 각기 1석3극하는 원리에 따라 여섯 개의 괘를 거느리게 됐다는 얘기인데, 그것이 바로 수박을 세 번 갈라서 나타난 여섯 개의 십자(十字)인 동시에 괘가 6효로 이루어진 이유입니다.

여하튼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3과 8을 중도라고 하는 근거를 팔괘의 입장에서 살펴보려고 한 것인데, 문왕도와 용담도를 통해서 일관되게 3, 8은 동방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문왕도의 금화교역은 용담도에 다시 화금교역으로 자리를 자리를 이동하게 되므로 서남방의 변화가 발생하고, ‘수토동덕(水土同德)’으로 중심의 5, 10토가 북방의 1, 6수와 자리를 교환하고 있지만, 유독 동방은 자리 이동이 없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했습니다.

그것은 곧 현실적으로는 동방이 세계의 중심이 된다는 걸 암시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다음으로 천간을 기준으로 해서 3, 8이 왜 중도인가를 살핀다면, 3은 甲이요, 8은 乙이기 때문입니다. 10개의 천간이 있지만 甲은 父라 하고 乙은 母라 합니다.

비록 선천의 시두는 壬子로 시작을 하지만 천유 13도에 의해 用符頭는 甲子가 되고, 후천이 시두는 癸巳로 시작을 하지만 용부두는 乙巳가 됐다는 건, 3甲8乙이 부모라는 기준이 된다는 걸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甲乙이 부모라는 말은 정도에게는 매우 생소하였다.

 

“그럼, 戊己는 부모가 아닌가요?

5무10기에서 모든 게 다 조화하니까 당연히 부모라고 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음, 정도군이 말하는 것도 일리는 있지요.

그러나 그건 선천의 부모요, 후천의 부모는 갑을이 돼야 합니다.

선천은 무형을 가리키는데 무기는 토의 덕성을 가리키고, 그것은 곧 무형입니다.

이에 반해 후천은 무형이 유형으로 드러나야 하는데, 그걸 이끌고 나오는 것은 갑을입니다.

그걸 숫자로 말하면 十을 八方에 드러난다고 하는 것이며, 그런 걸 상징하는 한자가 木이니까 갑을 木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3, 8이 구체적으로 역법의 중도를 이룬다는 걸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인존시대의 황극력에서 매 해 정월 초하루의 일진이 고정된다는 사실을 알고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황극력이 출범한 서기 1989년 초하루의 일진이 무엇이었나요?”

 

“辛亥일입니다.”

 

우렁찬 대답이 장내에 울려 퍼졌다.

 

“그럼 다음 해의 첫날의 일진은 무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