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내자 - 2
“부내자 30은 天十, 地十, 人十의 합입니다.
十은 음양의 합을 가리키는데, 사실 十에는 11개의 숫자가 다 들어 있습니다.
이제 그걸 한 번 살펴볼까요? 우선 十은 一이 기본이고, 그것이 경위로 두 개가 있으니 2가 있으며, 상중하, 좌중우의 3이 있고, 사방으로 펼쳐졌으니 4가 있으며, 중앙의 5가 있습니다.
이상은 평면의 입장에서 본 것이고, 입체로 본다면 十은 상하, 전후, 좌우라는 수박의 6十이 있으니 6수가 있고, 그 중심은 7이 있고, 8면이 있으며, 천지인 3대축이 각기 3변을 하여 9수가 성립하며, 전체의 모습은 十이니 10수를 가리킵니다.
이런 까닭에 十은 완전수라고 합니다.
그럼 양부에는 왜 부내자가 없을까요?”
“그건 양수는 1에서 9만 있고, 10이 없기 때문입니다.”
거의 반사적으로 정도가 대답을 하였다.
“호오! 그렇지요. 천지인이 각기 10을 드러내는 건 음을 중심으로 해야 가능한 법이지요.
2에서 10의 중앙은 6이기 때문에 ‘천문, 음양, 정사 여섯 자’가 부내자의 머리를 들게 된 겁니다.
이런 이치에 의해 ‘천문, 음양, 정사 여섯 자’는 허무장의 본문 숫자에 속하지 않고, 부내자에 속한다고 합니다.
수박을 가를 적에 나타난 여섯 개의 十이 바로 부내자 ‘天十, 地十, 人十‘을 의미한다고 보면 틀림이 없을 겁니다. 여러분은 이해가 되나요?”
운곡선생이 미소를 띠면서 좌중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선뜻 수긍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해가 잘 안 되는 모양인데, 조금 아까 十에는 11개의 숫자가 다 들어 있다고 한 걸 상기해보세요.
그러면 十은 5가 되며, 여섯 개의 十은 여섯 개의 5가 되는 셈이니 30이 나옵니다.
여러분은 아직도 6에 대한 의미가 온전하게 정착이 안 됐군요.
6은 만물의 형상을 만들어내는 주형(鑄型 : 쇳물을 부어 각종 기구를 만들어 내는 거푸집)입니다.
주형을 통해서 무수한 제품이 나오는 것처럼 6수를 통해서 모든 수는 형상을 지니게 됩니다.
그걸 상징하는 것이 바로 ‘天十, 地十, 人十‘이며, 다른 말로 부내자라고 한 것입니다.
十을 평면으로만 보면 5가 중심이지만, 입체로 보면 7이 중심이 되고, 그 중앙에 6이 들어간다는 걸 잘 살펴보세요.
‘天十, 地十, 人十‘은 그 형상이 세 개의 십이니 겉으로는 30이 되지만, 그것은 여섯 개의 5도 되고, 여섯 개의 6으로도 된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여섯 개의 5는 30이요, 여섯 개의 6은 36인데, 그걸 가리키는 것이 바로 현무경의 부내자 30과 ’천문, 음양, 정사‘를 합한 36자입니다.
5는 양수의 중심이요, 6은 음수의 중심이니까, 결국 음양의 중심을 곱하면 30이요. 음양의 중심을 합하면 11귀체요, 30에서 11을 빼면 19적멸수가 나오는 이치를 잘 생각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