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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관

영부, 精山 2009. 4. 14. 07:35

양의 값이 60인 괘의 이름은 ‘뇌천대장(雷天大壯)’이다.

하늘 위에서 번개와 우레가 일어나는 형국이다.

하늘의 번개는 그 기세가 대단하므로 ‘大壯’이라고 하였다.

壯은 ‘씩씩할 장, 굳셀 장’이라고 하는데 壯은 爿(나뭇조각 장, 평상 장)과 士를 합한 문자다.

士는 十무극과 一태극이 합한 상태이므로 결국 무극과 태극을 깨달은 사람, 즉 선비를 가리킨다.

선비가 여유롭게 평상에서 쉴 수 있는 것은 그만큼 굳건한 믿음과 깨달음이 있기 때문이다.

참다운 깨달음은 번개나 우레와 같이 천하를 호령하고도 남는다.

괘상을 보면 땅 밑으로 네 개나 되는 양이 힘차게 올라오고 있는 형국이다.

땅의 입장에서 그걸 막으려고 하나 불가능하다.

그만큼 기세가 ‘대장’하다.

나중에 나오겠지만 반대로 하늘에서 땅으로 양이 네 개 내려간 ‘천산둔’과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으니, 하늘에서 내려가는 양은 그 모습을 숨긴다.

 

음의 값이 60인 괘의 이름은 ‘풍지관(風地觀)’이다.

 

雷 ☳ ⇄ ☴ 風

天 ☰ ⇄ ☷ 地

 

바람이 땅 위에서 부는 형국이다.

바람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리 저리 이동한다.

8괘 중에서 가장 심한 변화를 일으키는 건 손괘와 진괘다.

그중에서 진괘는 양적인 변화를 가리킨다면, 손괘는 음적인 변화를 가리킨다.

양적인 변화는 눈에 보이는 변화, 즉 형상을 무너뜨리거나 체제나 국가를 전복시킨다.

이에 반해 음적인 변화는 무형적인 변화, 즉 지식이나 학문의 변화, 풍속이나 전통의 변화를 惹起(야기)한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따분하다. 일이 잘 안 풀리거나 따분할 적에는 ‘바람 쐬러 간다’고 한다.

그것은 곧 새로운 걸 보기 위함이다. 새로운 걸 보기 때문에 ‘관(觀 : 볼 관)’이라 한다.

바람이 땅, 즉 세상을 이리저리 본다는 뜻도 있지만, 땅의 음기가 처음으로 하늘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하늘 속으로 들어가 하늘을 본다는 뜻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