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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동 4월 강좌

영부, 精山 2009. 4. 14. 08:44

4강. 낙서(洛書)

 

제4강은 낙서를 위주로 한다. 그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낙서와 문왕도의 유래

2. 낙서의 특징

3. 낙서와 간지

 

 

1. 낙서와 문왕도의 유래

 

낙서는 우(禹)임금으로부터 비롯하였다.

禹라는 글자를 살핀다면 丿과 口가 禸(짐승 발자취 유)와 합한 상태다.

4방과 4시를 크게 丿한 발자취를 남긴 사람, 즉 우임금을 가리킨다고 하여 ‘하우씨 우’라고 한다.

우임금은 고대 태평성대의 상징인 하(夏)나라를 개국하신 분이다.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선양(禪讓 : 왕위를 물려 줌)하고, 순임금은 우임금에게 선양하였으며, 우임금은 하나라를 개국하였다.

당시에 9년 간 홍수가 나서 백성들이 괴로움에 처했을 적에 우임금이 치수(治水)를 하여 커다란 공적을 남겼으므로 순임금으로부터 선양을 받았다고 한다.

<<사기(史記)》〈하본기(夏本記)〉에 의하면 우왕(禹王)은 기원전 2,070년 왕조를 개국하였다고 하였으니 지금으로부터 4,080년 전의 일이다.

하도가 출현한 것이 약 5,470여 년 전의 일이므로 낙서는 하도가 출현한 지 대략 1,400여 년이 흐른 시기다.

홍수가 범람하여 백성의 생활이 도탄(塗炭)에 처하자 우임금은 황하에서 직접 배를 타고 치수를 하던 중 신령한 거북이 한 마리를 발견하였다.

그 거북의 등에는 하도와 흡사한 문양(文樣)이 나타나 있었으니, 그 이름을 낙서(洛書)라 한다.

하도가 출현한 지 103년 차에 복희씨가 풀이하여 팔괘를 그어 복희도가 나온 것처럼, 낙서가 나온 지 한참 세월이 흐른 후에 주문왕(周文王)이 팔괘를 그어 문왕도를 획괘했다고 한다.

정확한 연대를 고증할 수는 없으나, 후세의 학자들에 의하면 문왕(姬昌)의 아들 희발(姬發 : 周武王)이 상(商)나라의 폭군 주왕(紂王)을 정벌한 때가 기원전 1057년 경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대략 낙서가 나온 이후 1,000년의 세월이 흘렀으리라고 짐작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정확한 연대는 아무도 모른다.

무왕이 주왕을 토벌한 것은 중국역사상 획기적인 의미를 갖는 대사건이지만, 그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의 의견이 분분하다.

한대(漢代)의 유흠(劉歆)으로부터 현대의 사학자와 천문학자에 이르기까지 약 20여종의 학설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관해서 ≪회남자(淮南子)≫「병략훈(兵略訓)」에 기록되어 있는 기록을 근거로 하여 현대 학자들이 추측한 연대가 앞에 소개한 것이다.

거기에는 "무왕이 주왕을 토벌할 때 세성(歲星: 목성)이 동쪽 하늘에 나타남과 동시에 혜성이 나타나서 머리를 동쪽으로 향하고 있었다."고 하였다.

서기 1,910년 핼리 혜성의 출현과 그것의 지구 순환 주기에 근거하여 40번의 순환 주기를 역으로 추산하면, 기원전 1,057년에 핼리 혜성이 지구를 지나갔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은 바로 ≪회남자≫「병략훈」의 기록과 부합한다고 하여 무왕이 주왕을 토벌한 연대는 마땅히 기원전 1057년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에 현대의 학자들은 많은 동조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하도가 나온 지 103년 차에 비해서, 낙서가 나온 지 1,000여 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 문왕도가 나왔다는 것은 아무래도 그 기간이 너무 벌어졌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이런 이유로 인해 낙서나 문왕도에 대한 신빙성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낙서와 문왕도가 동양문화의 정수(精髓)를 이루어 왔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2. 낙서의 특징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낙서)

 

낙서는 몇 가지의 특성이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1. 동서남북, 중앙에는 홀수가 들어갔다.

: 이것은 낙서가 철저하게 양(陽)을 위주로 한 것을 입증한다.

하도나 낙서는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천지가 자신의 기상(氣象)을 그대로 나타낸 것이다.

비유하자면 마치 낮에 태양이 떠서 세상을 밝게 하고, 밤에는 달이 어두움을 지키는 것과 같다.

하루의 기상은 인간이 스스로 잘 인식할 수 있으나, 수천 년간의 기상은 인간의 차원을 넘어서 천지가 직접 일러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나온 것을 상서(祥瑞)라 하며, 그것이 바로 하도와 낙서, 용담이다.

낮의 기상과 밤의 기상이 서로 다른데, 이를 각기 나타낸 것이 낙서와 용담이다.

하도는 설계도다.

 

2. 사방의 합이 전부 15도수로 이루어졌다.

: 가로, 세로, 대각선의 합이 모두 15로 되었는데, 그것은 천지인 3계의 중심이 양수의 중심인 5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중심이 5라는 것은 1에서 9에 이르는 아홉 개의 숫자의 중심이 5이기 때문이다.

아홉 개의 숫자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10무극 속에 들어 있는 하나님의 형상과 성질을 상징한다.

숫자는 무형과 유형을 상징하는 것으로 유형을 가리키는 숫자는 9로 나타나는데 이를 가리켜 ‘구변(九變)과 구복(九復)’이라 한다.

1, 3, 5, 7, 9의 양이 주도하는 변화를 가리켜 9변이라 하고, 2, 4, 6, 8, 10의 음이 주도하는 변화를 가리켜 9복이라 한다.

낙서에서는 4방과 중앙에 1, 3, 5, 7, 9라는 양이 있어서 양의 주도하는 상징을 나타내므로 9변을 한다.

사방의 합이 15라고 하지만 정확히 표현한다면 천지인 3재의 합이라고 해야 한다.

 

* 상중하(천지인)의 합 : 2(地) + 7(天) + 6(人) = 15

                              9(人) + 5(地) + 1(天) = 15

                              4(天) + 3(人) + 8(地) = 15

* 좌중우(천지인)의 합 : 4(天) + 9(人) + 2(地) = 15

                              3(人) + 5(地) + 7(天) = 15

                              8(地) + 1(天) + 6(人) = 15

* 대각선(천지인)의 합 : 4(天) + 5(地) + 6(人) = 15

                              8(地) + 5(地) + 2(地) = 15

 

이것을 복희도와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이치를 알게 된다.

복희도는 사방의 합이 9가 되어 4 × 9 = 36이다.

- <1건천(남) + 8곤지(북) = 9, 2태택(동남) + 7간산(서북) = 9, 3리화(동) + 6감수(서) = 9, 4진뢰(동북) + 5손풍(서남) = 9> -

복희도는 중앙에 아무런 숫자가 없이 그저 대칭 되는 숫자끼리 합하여 9가 나온다.

이에 비해 문왕도는 대칭되는 숫자의 합이 전부 10을 이루고, 중앙에 있는 5를 합하여 15가 됐다.

이것은 무얼 의미할까?

복희도는 8괘만 나열하였을 뿐, 중심에는 아무 것도 없다.

이것은 하도나 복희도는 사물의 중심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 사물의 형상을 나타낸다는 말이다.

우주만물을 이루고 있는 8개의 커다란 형상, 즉 수박을 세 번 갈라 나타난 8조각을 가리킨 것이다.

 

1건천 ☰ 2태택 ☱ 3리화 ☲ 4진뢰 ☳

+ 8곤지 ☷ 7간산 ☶ 6감수 ☵ 5손풍 ☴

9 (15) 9 (15) 9 (15) 9 (15) --- 복희도

* 괄호 안의 숫자는 효의 숫자를 합한 것

 

1감수 ☵ 2곤지 ☷ 3진뢰 ☳ 4손풍 ☴

5 5 5 5

+ 9리화 ☲ 8간산 ☶ 7태택 ☱ 6건천 ☰

10 (15) 10 (13) 10 (15) 10 (17) --- 문왕도

 

복희도는 4 × 9 = 36인데 이는 곧 9궁에 4상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복희도에 나타난 괘는 여덟 개밖에 없으니 4 × 8 = 32상이라고 해야 하는 게 옳지 않은가?

사실 복희도에는 팔괘만 있을 뿐 9궁은 없다.

그렇다면 4 × 9 = 36이라는 셈은 성립이 안 된다.

원래 복희도를 36도수라고 하는 것은, 1에서 8까지의 수를 전부 합산 한 셈이다.

이렇게만 보면 복희도는 9궁이 없다고 할 수밖에 없는데, 과연 그럴까?

8괘에는 반드시 9궁이 있는 법이다.

복희도의 8괘는 그 하나하나가 전부 4상을 가리키기 때문에 32相을 나타낸다.

그럼, 나머지 4는 어디 있단 말인가?

그건 바탕수(중심수)다.

4방의 바탕에 4가 깔려 있지만, 성수가 아니기 때문에 형상으로 나타날 수 없었던 것이다.

5에 이르러야만 비로소 1, 6수, 2, 7화, 3, 8목, 4, 9금, 5, 10토라는 변화가 가능하다.

즉 복희도만 가지고서는 5행이 성립할 수 없다.

5행이 없으면 만물은 결코 변화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복희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문왕도가 등장해야 했던 이유다.

하도에는 이미 1에서 10에 이르는 숫자가 각기 1, 6수, 2, 7화, 3, 8목, 4, 9금, 5, 10토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으나, 그것을 풀어 놓은 복희도에는 5행에 관한 흔적이 전혀 없게 된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다. 주역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64괘의 괘상에만 매달린 나머지, 문왕도나 용담도에 대한 언급을 하지 못하는 까닭은 이 둘의 차이점을 규명(糾明)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도의 원리대로라면 북방에는 당연히 1, 6수가 있어야 하고, 남방에는 2, 7화, 서방엔 4, 9금, 동방엔 3, 8목, 중앙엔 5, 10토가 있어야 하건만, 그걸 풀이한 복희도에는 북방에는 7간산과 8곤지가 있고, 남방에는 1건천과 2태택이 있으며, 동방에는 3리화와 4진뢰가 있고, 서방에는 5손풍과 6감수가 있으며, 중앙에는 아무 것도 없다.

낙서를 풀이한 문왕도에는 남방에 4, 9금, 동방에 3, 8목, 북방에 1, 6수, 서방에 2, 7화, 중앙에 5토가 들어갔다.

여기서 분명하게 인식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으니, 그것은 복희도나 문왕도에는 단 한 번도 북방에는 1, 6수가 있고, 남방에는 2, 7화, 서방엔 4, 9금, 동방엔 3, 8목, 중앙엔 5, 10토가 자리를 잡은 적이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당연히 5행이 5방에 자리 잡은 걸로 알고 있으니 이상한 일이 아닌가!

그것은 복희도가 나타나기 전의 상서인 하도만 보고 하는 소리다.

하도에는 분명히 북방 1, 6수, 남방 2, 7화, 서방 4, 9금, 동방 3, 8목, 중앙 5, 10토가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왜 하도를 풀이한 복희도나 낙서를 풀이한 문왕도에는 단 한 번도 5행이 제 자리를 차지한 적이 없을까?

아니 맨 나중에 등장하는 용담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먼저 복희도를 보면서 오행에 대한 생각을 해보도록 하자.

복희도의 남방에는 1건천과 2태택이 있는데, 그것의 바탕은 태양(=)이다.

하도에는 남방에 2, 7화가 있다고 하였으니 복희도의 1건천과 2태택이 곧 이에 해당한다.

복희도의 동방에는 3리화와 4진뢰가 있는데, 그것의 바탕은 소음(󰁎)이니, 이는 하도의 3, 8목이다.

복희도의 서방에는 5손풍과 6감수가 소양(󰁏)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 이는 하도의 4, 9금이다.

복희도의 북방에는 7간산과 8곤지가 태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 이는 하도의 1, 6수다.

이처럼 태양, 태음, 소양, 소음의 사상이 모두 등장하였으니 더 이상 나올 게 없다.

이렇게 되면 복희도의 중심이 텅 비게 되고, 당연히 하도의 중심에 있던 5, 10토는 행방이 묘연해진다. 따라서 하도에는 목, 화, 토, 금, 수라는 5행이 있었지만, 복희도에는 목, 화, 금, 수만 남는다.

그러니까 사상은 화(태양), 목(소음), 금(소양), 수(태음)가 되는 셈이다.

태양에도 음양이 있으니 양태양은 건괘가 되고, 음태양은 태괘라 한다.

소음에도 음양이 있으니 양소음은 리괘가 되고, 음소음은 진괘라 한다.

소양에도 음양이 있어서 양소양은 손괘라 하고, 음소양은 감괘라 한다.

태음에도 음양이 있어서 양태음은 간괘라 하고, 음태음은 곤괘라 한다.

 

이처럼 복희도에는 중앙 土가 전혀 없다. 중앙 토는 만물의 뿌리다.

뿌리는 씨앗으로 모든 생명의 핵이다.

맨 처음 상서인 하도에는 중앙에 5, 10토가 있었으니 만물의 뿌리까지 보여주었다.

그런데 복희도에서는 뿌리가 사라졌으니, 이는 무얼 의미할까?

그것은 인간의 의식이 성장하는 단계를 살피면 금방 알게 된다.

유년기에는 눈에 보이는 사물의 겉면만 보인다.

어느 정도 철이 들고 생각이 깊어져야 비소로 사물의 뿌리가 보인다.

복희도는 유년에 해당하는 인간의 내면 의식을 상징하는 것이므로 그렇게 나타냈다.

 

복희도에 사상만 나타난다는 사실은 곧 인간이 천지의 품에서 벗어날 엄두를 내지 못한다

는 걸 가리킨다.

왜냐하면 사상은 천지의 음양만 반영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음양을 반영하는 건 8괘다.

‘아니 천지의 사상이 다시 음양으로 갈라져 인간의 음양인 8괘로 나타낸 게 복희 8괘라면, 당연히 인간이 자신의 음양을 드러낸 것이고, 그것은 천지의 품에서 벗어난 상태인데 어찌 복희도가 인간이 천지의 품에서 벗어날 엄두를 못낸 상징이라고 하는가?’하는 질문이 나올 법도 하다.

하지만 복희도는 인간이 천지의 품에서 갓 태어난 유년기를 상징한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 복희도는 천지의 품에서 태어난 인간을 가리키는 건 맞지만, 아직 의식이 유년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천지의 품에서 벗어날 엄두를 못 낸다고 한 것이다.

 

인간이 철이 들고 깨달음을 얻게 되면 뿌리를 찾게 마련이다.

복희도에서는 천, 택, 화, 뢰, 풍, 수, 산, 지라는 대자연의 8상만 보이던 것이 이제는 보이지 않던 내면의 세계를 어느 정도 볼 수 있게 되는데, 그걸 상징한 게 바로 문왕도다.

그걸 나타내는 게 문왕도의 중심에 5토가 들어간 것이다.

천지의 품에서 태어난 인간의 눈에는 태양에도 건, 태가 있고, 소음에도 리, 진이 있으며, 소양에도 손, 감이 있고, 태음에도 간, 곤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속, 즉 뿌리에서 그런 형상들이 어떻게 벌어졌는지는 알 수 없었는데, 그걸 알려

주는 것이 문왕도다.

문왕도의 중앙에 5가 들어감으로 해서 1은 6이 되고, 2는 7이 되며, 3은 8이 되고, 4는 9가 됐다.

하도에서 처음에 나타났던 5행은 문왕도에 와서야 비로소 그 형성과정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그걸 잘 보여주는 것이 문왕도의 기준을 형성하는 1감수와 9리화다.

복희도에서는 1건천과 8곤지가 기준을 잡았는데, 눈에 보이는 천지가 모든 것이 기준이라는 의미였다. 천지는 음과 양의 총결정체다.

그러나 음양은 반드시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변화하게 마련이다.

그 맨 처음의 과정이 1감수가 9리화로 변화하는 과정이고, 두 번째가 2곤지가 8간산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며, 세 번째가 3진뢰가 7태택으로 변화하는 과정이고, 네 번째가 4손풍이 6건천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정작 5양토 자신이 10음토로 변화하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는 게 문왕도다. 그것은 용담도에서 나타난다.

용담도는 인간의 의식이 완숙하여 본성광명한 상태를 가리키는데, 그것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十이 드러나 모든 사물이 11귀체를 이룬다는 것이다.

 

여하튼 문왕도의 중심에 5가 들어간 것은, 사물의 뿌리에서 형상이 어떻게 벌어져 나와 5행을 갖추게 되는 가를 상징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기에 중심의 5는 5행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고, 그것은 반드시 천지인 3변을 통하게 마련이므로 15도수로 합을 이루게 됐다.

 

 

3. 낙서는 상극의 법칙이다 - 낙서는 상극의 법칙으로 유명하다. 이에 비해 하도는 상생의 법칙을 소개하였다.

하도가 상생의 법칙이라고 하는 이유는, 북방의 1, 6水에서 동방의 - 3, 8木으로 생(生)하고 - 남방의 2, 7火가 생하며 - 중앙의 5, 10土가 생하고 - 서방의 4, 9金이 생하는 순서로 운행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낙서에서는 북방의 1, 6수가 - 서방의 2, 7화를 극(克)하고 - 남방의 4, 9금을 극하며 - 동방의 3, 8목을 극하고 - 중앙의 5토로 극하는 역행(逆行)을 한다.

이렇게 된 이유는 남방의 2, 7화와 서방의 4, 9금이 서로 자리를 바꾸었기 때문인데, 이를 가리켜 ‘금화교역(金火交易)’이라 한다.

이걸 주역에서는 ‘이서남이교통(理西南而交通)이요, 기동북이고수(氣東北而固守)’라고 하였다.

서남방에서는 리(理)를 위주로 하고, 동북방에서는 기(氣)를 위주로 한다는 얘기다.

기는 형상을 만들어내고, 리는 형상을 원시반본한다.

낙서는 어느 정도 의식이 발달하여 사물의 변화를 주목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형상적인 면에 머무르기 때문에 기를 위주로 한다.

기는 동적인 것이기 때문에 동북방에는 양괘(1감수, 6건천, 3진뢰, 8간산)가 모이게 하였고, 리는 정적인 것이기 때문에 서남방으로 음괘(9리화, 4태택, 7손풍, 2곤지)가 모이게 됐다.

동북방의 시작은 6건천이요, 서남방의 시작은 4손풍이다. 9리화는 - 8간산 - 7태택 - 6건천의 乙을 형

성하고, 1감수는 - 2곤지 - 진뢰 - 4손풍의 乙을 형성하게 된 것은 이런 이치 때문이다.

 

동북방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서남방에서만 금화교역이 발생한 이유는 낙서가 동적인 양의 변화를 위주로 하기 때문이다.

즉 양적인 변화가 먼저 이루어진 후에 음적인 변화가 따른다는 얘기다. 변화는 항상 양에서 발생하기 때문인데, 도대체 왜 서남방을 동적인 변화가 발생하는 양(陽)의 구역(區域)이라고 하는 걸까?

그것은 남방은 본래 사상 중의 태양(=)이 자리하고, 서방은 소양(󰁏)이 자리한 곳이기 때문이다.

동북방은 소음(󰁎)과 태음(󰁐)이 자리를 잡았다.

1감수 - 2곤지 - 3진뢰 - 4손풍에서 보는 것처럼 1, 2, 3, 4로 생수가 순행을 하고, 9리화 - 8간산 - 7태택 - 6건천에서 보는 것처럼 9, 8, 7, 6으로 역행을 하는 것이 금화교역의 근거다.

물론 널리 알려진 것처럼 ‘金은 火속에 들어가서 연단을 받아야 튼실한 열매가 된다’는 논리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왜 9금을 상징하는 것으로 리화괘가 된 것이며, 1수를 상징하는 것으로 감수괘가 된 것인지, 또한 3양지처인 동남방에 4손풍이 자리하고, 3음지처인 서북방에 6건천이 자리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풀기는 힘들 것 같다.

감괘(☵)는 복희도의 8곤지 중으로 1양이 들어간 형국이다.

이것은 대지의 한 중앙으로 물흘러들어간 상태라고 하여 감괘(坎卦)라고 하였다.

건은 무형적인 정신의 변화를 주도하

고, 곤은 유형적인 물질의 변화를 주도한다.

낙서는 물질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8곤지 속으로 1양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물이다.

물은 음인 줄로만 알고 있다면 잘 이j나 우리는 이미 하도에서 물에는 1陽水와 6陰水가 있다는 걸 알았다.

따라서 8곤지로 들어간 물은 1陽水라는 것도 쉽게 알 수 있다.

이에 반해서 리괘(☲)는 복희도의 1건천 중으로 1음이 들어간 형국이다.

이것은 하늘의 한 중앙으로 불이 들어간 상태라고 하여 리괘(離卦)라고 하였다.

불은 2陰火도 있고, 7陽火도 있다.

이처럼 문왕도의 리감괘는 각기 천지에 1음과 1양이 들어가 물질이 水火라는 구체적인 물질의 형태를 취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그런데 왜 리괘를 9라고 할까?

복희도의 1건천에 陽火가 들어간 형국이라면 당연히 7이라고 해야 할 게 아닌가?

그것이 하도의 수리와도 맞는 게 아닌가?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이 있으니, 그것은 수리(數理)는 변화상(變化相)을 가리키고, 팔괘는 형상(形象)을 가리킨다는 사실이다.

괘상으로는 당연히 水火가 천지의 기준을 잡아야 하기에 감리가 들어섰지만, 수리로는 천지인의 3변을 해야 하기 때문에 9리화로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양이 늘어나면 그만큼 음이 줄어들고, 반대로 음이 늘어나면 양이 줄어든다.

8곤지에 1양이 늘어났으니 반대로 1건천에는 1음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물질의 본체는 십무극이다. 땅의 사상에서 1이 생기면 하늘의 사상은 9가 된다.

땅에서 2가 생기면 하늘에서는 8이 생긴다.

하늘에서 3이면 땅에서는 7이요, 하늘에서 4면 땅에서는 6이다.

그래서 1감수는 4손풍으로 생수를 마감하고, 9리화는 6건천으로 성수를 마감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복희도는 1 + 8 = 9, 2 + 7 = 9, 3 + 6 = 9, 4 + 5 = 9라는 9궁에서 비롯한 것이며, 문왕도는 1 + 9 = 10, 2 + 8 = 10, 3 + 7 = 10, 4 + 6 = 1이라는 십무극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알게 된다.

렇다면 용담도는? 2 + 10 = 12, 3 + 9 = 12, 4 + 8 = 12, 5 + 7 = 12라는 천부경의 ‘삼사성환(三四成環)’이 이루어진다는 걸 알게 된다.

여하튼 이렇게 해서 ‘금화교역’이 이루어졌다.

 

 

3. 낙서와 간지

 

낙서와 간지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정확히 표현한다면 ‘3대 상서와 간지‘라고 해야한다.

냐하면 간지는 낙서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간지가 활동하는 것은 낙서로부터이기 때문에 굳이 이런 제목을 달았다.

간지는 본래 하늘과 땅을 상징하기 위해서 나온 도구다.

하늘을 상징하는 것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천문 40자다.

하늘을 숫자로 말한다면 1, 3, 5, 7, 9의 양수이고, 땅을 말한다면 2, 4, 6, 8, 10이라는 음수다.

하늘을 팔괘로 말한다면 건괘이고, 땅으로 말한다면 곤괘다.

엄밀히 말하자면 3형제(진장남, 감중남, 간소남)은 하늘을 가리키고, 3자매(손장녀, 이중녀, 태소녀)는

땅을 가리키므로 팔괘는 천지를 가리킨다.

간지로 말한다면 하늘은 천간이요, 땅은 지지로 나타낸다.

 

천간이 하늘을 가리킨다는 증거는 그것이 10개로 구성됐다는 것이며, 지지가 땅으로 가리킨다는 증거는 그것이 12개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10은 5방의 음양을 가리키고, 12는 6기의 음양을 가리킨다.

5방은 공간이요, 공간은 곧 허공인 하늘을 가리키며, 6기는 사물의 변화를 주도하며, 그것은 곧 시간으로 나타난다.

복희도는 사물의 형상이 자리 잡은 공간을 가리킨 것이므로 천간만 있을 뿐, 지지는 존재할 수 없다.

복희도의 원조인 하도의 북방에 있는 1水는 壬이라 하고, 6수는 癸라 한다.

하도의 남방에는 2, 7火가 있는데 2화는 丁으로, 7화는 丙으로 나타낸다.

서방은 해 질 때의 서늘한 하늘을 가리키는데 4辛과 9庚이라고 한다.

동방은 해가 힘차게 솟는 아침의 하늘을 가리키는데 3甲과 8乙로 상징한다.

그리고 중앙은 5戊와 10己라고 한다.

그러나 하도를 풀이한 복희도에서는 이것과는 무관하게 그냥 순차적으로 1건천은 甲, 8곤지는 乙, 7간산은 丙, 2태택은 丁, 6감수는 戊, 3리화는 己, 4진뢰는 庚, 5손풍은 辛이라고 한다.

여덟 개의 괘만 있으므로 9中壬과 10中坤은 없다.

 

 

                                        ☰ 1甲

 

                        2丁 ☱                      ☴ 5辛

 

                        3己 ☲                      6戊

 

                        4庚 ☳                      ☶ 7丙

 

                                    8乙 ☷

 

이것은 만물의 근원을 水로 본 관점에서 나온 것이다.

만약 만물의 근원을 土로 본다면 천간의 배열은 달라져야 한다.

水를 근원으로 보는 것은 형상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며, 土를 근원으로 보는 것은 조화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조화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다음과 같은 천간의 배열이 나온다.

 

                                          ☰ 9庚

 

                          4辛 ☱                    ☴ 3甲

                                          5戊

                          7丙 ☲                    ☵ 8乙

                                         10己

                          2丁 ☳                    ☶ 1壬

 

                                     6癸 ☷

 

12지지는 동방에 3寅, 8卯, 남방에 2巳, 7午, 서방에 4酉, 9申, 북방에 1子, 6亥, 각 방위의 중앙에 辰戌丑未를 배치한 것이다.

10간과 12지지가 한 번씩 결합하면 60개의 조합(組合)이 나타나는데, 이를 가리켜 60갑자라 한다.

이것이 오늘까지 인류가 사용하는 간지다.

거기에 상생과 상극을 곁들여 상생은 하도에서, 상극은 낙서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사용하였다.

상생의 예를 들면 천간은 甲生丙, 丙生戊, 戊生庚, 庚生壬, 壬生甲이 됐으며(甲丙戊庚壬) 지지는 寅生午, 午生辰戌, 辰戌生申, 申生戌, 戌生子, 子生寅의 순서로 되었다.

상극은 甲克戊, 戊克壬, 壬克丙, 丙克庚, 庚克甲으로 된 것이 천간이요, 지지는 寅克辰戌,, 辰戌克子, 子克午, 午克申, 申克寅으로 흘렀다.

이것은 양에 대한 것이요, 음에 대한 것은 각자가 해보면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이런 원칙에 입각하여 지금까지 동양에서는 사주학이나, 풍수지리학, 기문둔갑 등에 활용 했다.

이처럼 상생, 상극을 모두 활용하였으니 표면적으로는 하도와 낙서를 모두 활용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것을 8괘, 아니 64괘와 연계시키지는 못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천문 40자는 불가분의 관계인데, 어찌하여 지금까지 간지와 팔괘의 연관시키지 않았을까?

간지의 조합은 60개인데, 8괘의 조합은 64괘이니 4괘가 남는데, 그것은 무엇이며, 그 의미는 무얼까? 갑자는 64괘 중에서 어느 것에 해당하며, 을축은 어느 것에 해당할까?

이런 것들이 상세하게 밝혀져야 참된 의미에서의 ‘상통천문(上通天文), 하달지리(下達地理), 중통인의(中通仁義)’가 이루어질 것이다.

지금 현재도 무수한 현무경 도생들이 있지만, 이런 걸 언급하는 사람이 전무한 형편이니(내가 과문<寡聞>한지는 몰라도) 어찌 ‘익자삼우, 손자삼우’라고 한 것처럼 우주적인 손익계산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 강좌의 제목이 ‘낙서와 간지’라고 하였으나, 이런 질문을 세상에 던지는 차원으로 그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쉽다.

그걸 밝히기에는 이 강좌가 너무 시간이 짧다.

그런 것은 ‘천부동 심화공부’ 시간에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궁금한 분은 네 번째 일요일에 이어지는 ‘심화공부’에 참여하기 바라면서 다음 강좌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천부동 4월 강좌

 

강사 : 王精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