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 7현무 - 9
정도는 사략이나 통감, 대학, 소학 등의 경전 이름은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었으나, 막상 그걸 공부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유인물을 받아 보니 산뜻하게 그 대강을 알 수 있었다.
조선 500년을 유지한 기강이 바로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일었다.
“허무장 1절 5경 7현무에 굳이 이런 경전들을 열거한 이유는, 인존문명에서는 인간의 존엄성이 구체적으로 빛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도에서는 1사략과 2통감이 상하에서 상대로 벌어지고, 3대학과 4소학이 좌우에서 상대로 벌어졌으며, 5중용, 10주역이 상대가 됐고, 6논어와 7맹자가 상하로 벌어지며, 8시전과 9서전이 좌우로 벌어졌던 겁니다.
낙서에서는 1사략과 6논어가 북방에, 2통감과 7맹자가 서방에, 3대학과 8시전이 동방에, 4소학과 9서전이 남방에, 5중용이 중앙에 각기 자리를 잡았었지요.
그러던 것이 용담에서는 북방으로 10주역과 5중용이 자리하고, 남방으로 2통감과 7맹자가 자리하며, 동방으로 3대학과 8시전이 자리하고, 서방으로 4소학과 9서전이 자리를 잡게 됩니다.
그러면 중앙에는 당연히 1사략과 6논어가 자리를 잡게 되겠지요?
과거 선천에서는 중앙에 5중용만 있었고, 10주역은 무늬만 있었으므로 두루두루 중용이 펼쳐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용담에서는 10주역이 북방에 그 모습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바람에 비로소 시방(十方)세계가 두루두루 바뀌게 周易으로 머리를 들게 됐습니다.
1사략 + 10주역 = 11, 2통감 + 9서전 = 11, 3대학 + 8시전 = 11, 4소학 + 7맹자 = 11, 5중용 + 6논어 = 11 등으로 모든 것이 11귀체를 이루게 되니 그야말로 지상선경이 펼쳐진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략과 주역이 하나 된 상태를 그려보고, 통감과 서전이 하나 된 상태, 대학과 시전이 하나 된 상태, 소학과 맹자가 하나 된 상태, 중용과 논어가 하나 된 상태를 한 번 그려보세요.
그러면 뭔가 짚이는 게 있을 겁니다.
그것은 천갱생(天更生), 지갱생(地更生), 인갱생(人更生)을 가리킵니다.
천지가 사는 길은 인간이 살아야 하며, 그것은 곧 인간의 자성이 본성광명으로 성통공완에 이르는 길입니다.
현무경의 5경7현무는 바로 그와 같은 사정을 일자오결에 담아 두었습니다.
이번에는 5경7현무를 인체와 연결해서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에도 언급한 걸로 기억을 하는데, 인체에서 5경에 해당하는 것은 머리에서는 5관(五官)이라 하며, 7현무는 얼굴에 있는 칠규(七竅)를 가리킵니다.
오관은 다섯 가지의 감각기관을 가리키는 것으로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이 그것입니다.
물론 보는 관점에 따라 분류가 다를 수도 있겠으나, 대체적으로 이런 분류를 하게 마련이지요.
이, 목, 구, 비라는 4대 기관과 그 중심에 비록 이목구비와 같은 형체는 없으나 인체 전반에 걸친 피부의 촉각을 합하여 5경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