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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화동인, 지수사, 택화혁, 산수몽

영부, 精山 2009. 4. 30. 06:36

양의 값이 47인 괘의 이름은 ‘천화동인(天火同人)’이다.

하늘 밑에 태양이 떠 있는 형국인데, 비유하자면 동산에 떠오르는 태양이다.

하늘 위로 높이 뜬 태양은 ‘화천대유’라고 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離火괘는 밝은 기운을 품고 상승하는 상태다.

긍정적인 감정이나 사랑 등을 가리킨다.

가뜩이나 드넓은 하늘로 이런 감정이나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 동산의 태양처럼 일어나는 형국이니 이를 가리켜 同人이라 하였다.

동인은 ‘같은 뜻을 지닌 사람’이다. 문학작품을 같이 내는 걸 가리켜 ‘同人誌’라고 한다.


 음의 값이 47인 괘의 이름은 ‘지수사(地水師)’다.


                            天 ☰   ⇄   ☷ 地

                            火 ☲   ⇄   ☵ 水


 천화동인과는 반대로 위에는 땅이 있고, 밑에는 물이 고여 있다.

坎水는 양을 밑으로 내리는 형국이다.

그러므로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는 형국이다.

비유하자면 양을 차갑게 감싸고 있는 얼음이다.

동인이 따스한 감정과 의지로 한데 뭉친 동지들이라면, 師는 스승이다.

큰 틀을 얼음처럼 냉정하게 유지하는 강력한 기운을 지닌 분이 스승이다.

동인이 여럿을 가리키는 반면, 스승은 혼자다.


 양의 값이 46인 괘의 이름은 ‘택화혁(澤火革)’이다.

밑에서 태양이 올라오는 걸 품고 있는 연못이다.

연못은 본래 잔잔하게 고인 안정을 의미하는데, 태양과 같은 기운이 밀고 올라오면 어쩔 수 없는 변혁을 하게 마련이다.

革은 ‘가죽’을 벗기는 것과 같은 혁명을 의미한다.

 ‘산지박‘도 가죽을 벗긴다는 면에서는 같지만, 밑에 태양처럼 밝은 기운을 지닌 택화혁과는 다르다.


 음의 값이 46인 괘의 이름은 ‘산수몽(山水蒙)’이다.


                            澤 ☱   ⇄   ☶ 山

                            火 ☲   ⇄   ☵ 水


산수몽은 위에는 산이 있고, 밑에는 물이 있는 형국이다.

산은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고, 물은 양기를 감싸서 더 이상 소모되지 않게 하려는 것이므로 무언가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조짐이 안 보인다.

강력한 변화를 가리키는 택화혁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革이 치부(恥部)를 드러내는 형국이라면 蒙은 모든 걸 덮어 버리는 형국이다.

위로 올라갈 수도 없고, 밑으로 더 이상 내려갈 수도 없으니 어리석음의 전형이라고 하여 蒙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