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음해부 - 6
이제는 안 보고도 소멸음해부를 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운곡선생도 모르겠다고 한 부분이 궁금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정도는 언젠가 자신이 그걸 풀겠다고 마음에 다짐을 하였다.
“자, 이제 마지막으로 소멸음해부를 정리하고 넘어가기로 합시다.
소멸음해부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무신납’입니다.
무신은 도대체 어디에 근거했을까요? 물론 무신으로 끝을 맺어야 기유년에 현무경이 출현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건 이미 언급했습니다.
그것 말고 다른 이유를 한 번 생각해봅시다.”
운곡선생은 사람들에게 눈을 감고 5분간만 명상을 해보라고 하였다.
5분이 지난 후에 사람들은 여러 가지 대답을 하였다.
제일 많이 나온 답을 간추려 보았더니, 戊는 중앙을 가리키고, 申은 서방에 있으며, 寅正月과 더불어 申七月로 선후천의 기준을 세웠고, 오행으로 金에 속한다는 것이었다.
“그럼 그걸 하나로 꿰어보면 멋진 답이 나오겠네요.
선후천의 교대는 戊己가 한문(閈門)이 되는 법인데, 선천은 戊가 맡고 후천은 己가 맡는 법칙에 의거해 선천소멸은 戊가 해야 하는 것이고, 후천은 서방의 金기가 열매 맺는 때이므로 申酉로 시작을 해야 하는데, 양에 해당하는 申은 무력으로 선천을 소멸해야 하기 때문에 무신납이라고 했지요.
臘은 불가에서 쓰는 용어인데 ‘섣달 랍’이라고 합니다.
왜 불가의 표현을 인용했느냐 하면 서방정토(西方淨土)를 지향하는 게 불교이기 때문입니다.
신부(申符)에 기록하기를 ‘水火金木待時以成水生於火故天下無相克之理’라고 20자의 문자를 사용한 것과 연계하여 생각해 보세요.
소멸음해하던 것들은 결국 수극화, 화극금, 금극목으로 상극하던 것들이었습니다.
그것을 바로 잡는 것이 무신납으로 소멸하는 겁니다.
申은 또한 오미 1음, 신유 2음, 술해 3음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중도인 2음에 해당하는데, 좌우로 치우치지 않은 중도에서 모든 걸 소멸시켜야 하기 때문에 무신납이라고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