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 精山 2009. 5. 26. 05:58

춘무인(春無仁)이면 추무의(秋無義)라 농가에서 추수한 뒤에 곡식종자를 가려두는 것은 오직 토지를 믿는 연고니 이것이 곧 신로(信路)니라

 

농부가 씨를 뿌리는 이유는 가을에 수확을 얻고자 함이다.

비록 씨를 뿌릴 당시에는 열매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농부의 마음에는 이미 풍성한 열매가 충만하다.

만약 그런 게 없다면 어찌 그 힘든 일을 하겠는가?

 

仁은 씨를 뿌리는 마음이요, 義는 수확 하는 마음이다.

씨를 뿌리는 것은 베푸는 것이요, 수확은 거두어 들임이다.

베푸는 것을 가리켜 仁이라 하며, 거두어 들이는 것을 義라 한다.

남에게 잘 주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어진 마음의 소유자요, 잘 거두는 사람은 의로운 마음의 소유자다.

그러나 무조건 베푼다고 하여 인이 될 수 없고, 거둔다고 하여 의라고는 할 수 없다.

씨 뿌리는 장소를 잘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남에게 베푸는 일도 대상을 잘 선택해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仁을 행하기는 어렵다.

열매를 수확하는 일도 알곡과 쭉정이를 잘 구별해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또한 義를 행하는 일도 어렵다.

 

성경에 말하기를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의 증거요, 바라는 것들의 열매'라고 하였다.

아직 형상으로 나타나지는 않았으나 그것이 이미 자신에게 주어졌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 것이 바로 믿음이다.

이 아침에 자신의 목표를 다시 한 번 확인하자.

그리고 흔들리지 말자.

그 목표는 반드시 실체가 되어 내 앞에 나타날 것이다.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토지가 있다.

농부가 믿음의 길, 신로를 여는 것은 오직 토지를 믿는 연고다.

토지! 그것이 무형으로 화하면 하늘이요, 유형으로 나타나면 땅이다.

사람들은 땅을 토지라고 하는 건 다 알고 있으나, 하늘도 토지라는 사실은 잘 모른다.

土地는 十무극과 一태극이 합한 상태이며, 地는 그런 土를 구체적인 형상으로 나타나도록 이어 주는 也(잇기 야)를 합한 글자다. 

보라!

우리에게는 영원한 무극과 태극이 있고, 그속에서 나오는 황극이 있지 아니한가?

당신에게는 토지가 있다.

그 속에서 열매인 황극이 나온다.

그걸 믿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