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言德(언덕)

영부, 精山 2009. 6. 8. 06:28

한고조(유방)는 소하(蕭何)의 덕으로 천하를 얻었으나 너희들은 베풀 것이 없으니 오직 언덕(言德)을 잘 가지라 남의 말을 좋게하면 그에게 덕이 되어 잘 되고 그 남은 덕이 밀려서 점점 큰 복이 되어 내몸에 이르고 남의 말을 나쁘게하면 그에게 해가 되어 망치고 그 남은 해가 밀려서 점점 큰 재앙이 되어 내 몸에 이르느니라

 

한고조는 유방을 가리킨다.

항우와 천하를 다투어 마침내 승리를 하여 중국 전역을 통일한 임금이다.

그를 도와 천하통일을 이룩한 삼인방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소하다.

 

한고조와 연관된 개벽주의 말씀 중에는 '한고조는 마상(馬上)에서 천하를 얻었으나 너희들은 앉아서 얻으리라'는 것도 있다.

 

마상에서 얻었다 함은 처절한 전쟁을 통하여 얻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후천의 천지는 대자연의 순리대로 얻어지는 것이므로 편안하게 앉아서 얻게 된다는 말씀이다.

선천의 영웅은 무력으로 천하를 다투었으나, 후천의 성인군자는 천지인신의 도움으로 하나가 된다.

 

그때에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언덕이다.

언덕은 '말씀으로 짓는 덕'이다.

우리 말중에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는 게 있는데, 이때의 언덕도 역시 같은 의미다.

 

선천의 유방은 말을 타고 천하를 얻었으나 후천에서는 소를 타고 얻는다.

소울음 소리가 나는 곳(牛鳴聲)을 찾아야 한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말은 건괘를 가리키고, 소는 곤괘를 가리킨다.

 

말은 무력을 가리키고, 소는 언덕을 가리킨다.

말씀은 진리다.

진리를 깨치고, 사랑의 심정으로 말씀을 나누는 게 바로 언덕이다.

 

제아무리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그럴 듯한 말을 한다고 해도 진리의 말씀이 아니라면 빛좋은 개살구다.

세상은 온통 개살구 천지다.

직장에서 나누는 이야기, 가정에서 나누는 이야기, 심지어 위정자들의 담화 등을 살펴보라.

어느 것 하나 천지를 대신할 수 있는 말씀인가?

 

영혼을 살리는 말씀!

그것이 바로 언덕이다.

우리는 오늘도 그 언덕을 향하여 힘찬 발걸음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