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된 의뢰를 하지 말라
우리 공부는 물 한 그릇이라도 연고없이 남의 힘을 빌리지 못하는 공부니 비록 부자 형제간이라도 헛된 의뢰를 하지 말라
내 밥을 먹는 자라야 내 일을 하느니라
남에게 힘을 빌리는 건 남에게 빌 붙는 행위다.
물론 살아가면서 힘이 부칠 적에는 서로 도와 가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천하사를 논하는 도를 공부할 적에는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비록 잘 모르는 게 있어서 선생이나 선배에게 문의하고 배우는 일이 있다 하여도 자신의 생명이 먹고 살아가는 건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나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배우는 것과 스스로 일어나는 것과는 다르다.
거지의 경우는 자신이 스스로 살아가려고 하는 게 아니라 아예 자신의 생명을 남들로부터 얻으려고 하는 것이기에 문제다.
하지만 스스로 살아가는 게 너무 힘에 부칠 경우, 잠깐 남의 힘을 빌리는 건 있을 수 있다.
무조건 남의 힘을 빌리지 말라는 게 아니라 '연고없이' 하지 말라는 단서가 붙는다.
여기서의 연고는 '내 일을 하기 위한' 조건이다.
내 일은 하나님의 일이요, 그것은 천하 창생의 생명줄을 위한 것이다.
오로지 포덕천하, 광구창생을 힘쓰는 자는 하늘이 먹여 살린다.
인간 세상에서도 남에게 일을 시키려면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 법이거늘, 하물며 하늘이 일을 시킬 적에는 더 말해 무엇하리오!
그래서 개벽주는 '내 밥을 먹는 자라야 내 일을 하느니라'고 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연고있는 믿음이다.
포덕천하, 광구창생을 위하는 자는 하늘이 먹여 살린다.
세상은 본래 헛된 것이므로 세상을 의뢰하면 헛된 열매가 나온다.
온전히 하늘을 믿으라.
그것이 개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