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무이구곡 - 3곡, 4곡, 5곡

영부, 精山 2009. 10. 6. 06:37

三曲君看架壑船(삼곡군간가학선) 셋째 구비 그대는 보았는가 가학선을

不知停棹幾何年(부지정도기하년) 뱃놀이 못한지 그 몇 해 이런가

桑田海水今如許(상전해수금여허) 상전이 벽해 될걸 이재서야  알만하니

泡洙風燈敢自憐(포말풍등감자연) 부질없는 내 심사 가엽기 그지없다.


3곡은 가학선을 보았느냐고 묻는군요.

가학선은 신선이 하늘로 날아가면서 남긴 배(舟)로서 배 안에는 유골이 있었다고 하는데, 비바람에도 썩지 않고 천년을 그대로 있다고 합니다.

유골이 썩지 않는 이유는 습기가 끼지 않기 때문인데, 그것은 곧 낙서의 중심에 5무토가 있기 때문입니다.

3곡에는 천 길 절벽의 소장봉(小藏峯)이 있습니다.

소장봉에는 아득한 절벽 위 틈 사이에 배 모양의 목제 관이 있으니 홍판교(虹板橋)와 가학선관(架壑船棺)이라고 합니다.

가학선관(架壑船棺)은 골짜기에 설치한 배라는 뜻으로 배 모양의 관(棺)을 말하고, 홍교판(虹橋板)은 무지개 다리판이니 선관을 고정시키기 위한 목판입니다.

주자는 도교에서 말하는 신선의 경지가 헛된 일장춘몽이라는 걸 상전이 벽해되는 것으로 비유를 했습니다.

상전은 뽕나무밭이 변하여 푸른 바다가 된다는 천지개벽을 가리키는 것으로, 뽕나무는 화려한 비단, 즉 외식(外飾)으로 지낼 수밖에 없던 낙서문명을 가리키고, 낙서의 중심으로 1, 6水가 들어가 푸른 바다로 변하게 된다는 암시를 하고 있습니다.


四曲東西兩石巖(사곡동서양석암) 넷째 구비 동서로 미주선 두 바위에

巖花垂露碧藍參(암화수로벽람삼) 암화에 이슬 맺혀 영롱히 드리웠네

金鷄叫罷無人見(금계규파무인견) 금닭(金鷄)가 혼자 울어 아침을 여는데

月滿空山水滿潭(월만공산수만담) 하늘엔 달 가득 계곡은 물 가득.


4곡은 엄청난 바위산이 앞을 가로막는데 이름하여 대장봉(大藏峯)이라고 합니다. 

도가(道家)에서 대장경(大藏經)을 숨겨둔 곳이라고 합니다.

대장봉 아래의 와룡담(臥龍潭)은 구곡 중에서 가장 깊은 곳이라고 합니다.

대장봉 건너편에 제시암이 있는데, 암벽에 석각의 시를 가득 새겨 놓았고, 북쪽에는 선조대(仙釣臺)가 있으니, 신선이 낚싯대를 드리우던 곳이라고 합니다.

선조대 절벽 위 바위틈에는 낚싯대 한 개가 비스듬히 나와 있는데, 사람들은 강태공이 이곳에 와서 낚시질을 했다고 합니다.

동서로 마주 선 두 바위는 자축인묘진사의 좌편과 오미신유술해의 우편을 가리키는 것이고, 암화, 즉 바위 꽃은 7손풍에서 유정월이 돋는 걸 가리킵니다.

금닭이 혼자 울어서 아침을 연다고 하는 것도, 7손풍에서 유정월이 나오는 걸 말합니다.


 

五曲山高雲氣深(오곡산고운기심) 다섯 구비 산 높고 구름 짙은데

長時煙雨暗平林(장시연우암평림) 종일토록 평림은 연우로 자욱하네

林中有客無人識(임중유객무인식) 수풀 속 나그네를 그 누가 알랴만

款內聲中萬古心(관내성중만고심) 어여차 뱃노래에 영원을 되새긴다


5곡은 주자가 무이정사를 세워 살던 곳입니다.

계곡 북쪽에는 은병봉(隱屛峰)이 우뚝 솟아있고 그 아래에는 주자가 세운 무이정사가 있습니다.

이 시에 나오는 높은 산은 은병봉을 가리키고, 평림(平林)은 무이정사로 들어가는 초입의 지명을 말합니다.

산은 높고 구름이 깊어 연기와 비가 항상 평림의 입구에 가득한 수풀이 있다고 한 것은, 용담의 깊은 숲 속을 가리키고 있군요.

용담의 깊은 뜻을 새기노라면 세상 사람들이 잘 알아보지 못하여 마치 신선과 같은 느낌이 들게 된다는 노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