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질 인
수운대신사는 후천의 동학을 창도하신 분이다.
그는 甲申생으로 金克生木하는 기서재동의 상징이다.
신선들이 바둑을 둔다고 하였으니 후천의 仙法을 상징하는 인물로 천지공사를 행해야 하는데, 그분이 바로 수운대신사다.
개벽주께서도 수운을 가리켜 ‘동세를 담당’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걸군굿 초라니패 남사당 여사당 삼대치’라고 쓴 이유는 후천은 선천에서 가장 멸시당하던 사람들이 해원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乞軍은 얻어먹는 패거리들을 가리키는데 예전에 부모가 늙고 집안이 가난하여 살 길 막막한 한 선비가 父祖의 交誼를 믿고 친분이 있는 벼슬아치에게 부조의 봉양을 핑계 삼아 군수 자리를 구걸 한데서 유래한다.
이처럼 乞郡을 했던 것이 그 후에 乞軍으로 바뀌었다.
초라니패는 악귀들을 쫓는 나자(儺者)들을 가리킨다.
얼굴에 괴상한 탈을 쓰고 나례(儺禮 : 역귀 쫓는 의식)를 행하는데 붉은 저고리와 푸른 치마를 입고 굿을 하는 패거리가 됐다.
남사당은 사당의 복색을 하고 소리와 춤으로 굿판을 벌여 구경군에게서 돈을 받고 이리 저리 떠돌아다니는 남자들이고, 여사당은 여자들의 패거리를 가리킨다.
원래 사당은 여성들의 전유물이었으나 후에 남자들이 가세했다.
삼대치는 세 번 크게 다스린다는 뜻인데 위에서 말한 패거리들이 크게 다스릴 걸 암시한다.
하도가 1대치요, 낙서가 2대치라면 용담은 3대치다.
주문을 외울 적에는 고저청탁을 잘 맞추어야 한다.
모든 것에는 율려가 있는데, 율려는 곧 우주의 리듬이며, 신기(神氣)의 발현이다.
신명나는 기운이 돌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것은 바로 리듬을 타는 일이다.
수운 대신사의 혼령이 찾아 왔을 적에 찬 기운이 감돌았다고 한 걸 보면 대개 혼령은 음기를 띠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혹은 1, 6수를 상징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가장이 엄숙하면 그런 빛이 왜 있으리’라고 하였으니 이는 조선의 임금이 가장인 임금이 이미 권위를 잃어 백성을 구제할 능력이 없음을 가리킨다.
이처럼 다 망해 자빠진 조선을 구하기 위해서는 튼실한 일군을 들여야 하는데, 그 적임자로 일본을 택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일본에게는 마지막 어질 인(仁)을 주지 않는다고 하였으니, 인은 씨앗의 핵이다.
仁은 因이다.
그러나 흔히 알고 있는 유교의 덕목이 아니라 선천 낙서의 정기를 마감하는 일본의 대명지기인 양기를 받은 義와 어울린 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