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고문명
그럼 인존문명에서는 이 두 가지를 합한 상태가 돼야 하는 건 당연하지 않나요?
그러면 사정으로 두 가지가 다 들어가야 한다는 말일까요?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겠지요. 인간을 상징하는 건 인신사해라고 하였으니 인신사해가 사정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천지는 서로 상대가 되지만, 인간은 천지를 합한 상대이기 때문이지요.
그건 지금까지와는 정반대의 개념으로 천지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즉 亥子丑을 북방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남방에서 보아야 하며, 寅卯辰을 동방에서만 보지 말고 서방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흔히 선천, 후천이라는 말을 하는데 천지를 위주로 하는 걸 선천이라고 하며, 인간의 자성을 위주로 하는 걸 후천이라고 합니다.
그냥 순서대로만 본다면 하늘시대는 선천이요, 땅의 시대는 후천이며, 인간의 시대는 中天이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得其父한 상태는 선천의 무진, 무술 태세에서 후천의 己未, 己丑으로 변하는 걸 가리키고, 忘其君한 상태는 선천의 戊寅, 戊申 세수에서 후천의 己卯, 己酉 세수로 변하는 걸 가리키며, 得其師한 상태는 선천의 戊子, 戊午 시두에서 후천의 기사, 기해 시두로 변하는 걸 가리킵니다.
이걸 다른 말로 하면 선령문명, 선왕문명, 선생문명이라고 합니다.”
운곡선생의 말을 듣는 순간, 정도의 머리에는 매일 아침 주송하던 ‘심고문명’이 떠올랐다.
“선생님, 심고문명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렇죠. 매일 아침 정성스럽게 주송하는 심고문명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그걸 언급하고 넘어갈까요? 대순전경 3장 10절을 읽어봅시다”
<하루는 개벽주 어렸을 때에 지은 글이라 하사 ‘운래중석하산원장득척추고목추’를 외워주시며 선생문명이 아닐런가 라고 心告하고 받으라 하시고 <상심현포청한국 석골청산수락추>를 선령문명이 아닐런가라고 심고하고 받으라 하시고 <천리호정고도원만방춘기일광원>을 선왕문명이 아닐런가라고 심고하고 받으라 하시고 <시절화명삼월우풍류주세백년진>을 선생선령선왕합덕문명이 아닐런가라고 심고하고 받으라 하시고 <풍상열력수지기호해부유아득안구정만리산하우공덕천문일월처>를 우리의 득의추가 아닐런가라고 심고하고 받으라>
“거기까지만 읽읍시다. 나머지는 대순전경 해설편에서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심고문명에 대한 것만 언급하기로 하는 게 좋겠군요.
이 구절은 개벽주껫 어릴 적에 지은 시라고 하였는데, 아마 6세나 7세 시에 지은 글로 보여집니다.
여러분 한 번 생각해보세요.
그 나이에 이런 시를 짓는다는 것 자체가 범상한 일이요, 그 의미를 알고나면 도저히 사람의 작품이라고는 볼 수 없는 개벽의 심오한 내용이 들어 있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우리는 증산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다는 걸 이 시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