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가
술이 몇 잔 돌자 분위기가 화기(和氣)가 충만하였다.
도산이 무언가를 안주머니에서 꺼내더니 큰 소리로 읽기 시작했다.
<飮酒歌를 들어 보소
術主術主 말하기에
術主 뜻을 몰랐더니
術主學을 놓고 보니
三水邊에 達己酉라
三水 뜻을 破点하니
天水地水 人水三合
三達己酉 지어 내니
智仁勇에 化한 닭이
金鷄星이 分明해서
飛飛上天 能히 하여
三藥水를 얻어다가
五酉星을 지어 내니
東方에는 靑鷄 울고
西方에는 白鷄 울고
南方에는 赤鷄 울고
北方에는 黑鷄 울고
中央에는 黃鷄 울어
己酉星이 되고 보니
己酉合德 配合 되어
四方配合 시켜내니
五鷄星에 化한 音聲
知時唱天 이 아닌가
己酉戊辰化한 精神
酉辰配合 巽震 되어
風雷二丁 合德化를
人甁에다 빚어 내니
三山仙酒 分明해서
酉水白酒 完然하다
燒酒淸酒 이 아닌가
金生水로 生긴 술이
東方儒術 濁酒 되고
西方佛術 淸酒 되고
北方仙術 燒酒 되어
三術合化 藥酒 되니
兌金丁巳 二十數로
丙午七赤 合하여서
九紫火酒 지어내니
三兌澤酒 分明하다
三千年來 모인 藥酒
一壺酒를 지어내니
酒中天子 李太白이
明月牌를 腰帶하고
三百盃酒 三百 詩를
三百宮에 풀어 내니
六百 七百 八百이라
亥子丑에 밝혀 내어
寅戌一壺 지어 보니
六曹大臣 河魁首라
河水龍潭 一淸水로
甲戌酒를 지어 놓고
甲子大人 만나거든
이 술 주어 大醉시켜
三年酒政 至極 後에
大成萬事 하여 보소>
흥에 겨웠는지 도산은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춤을 추기 시작했다.
영미와 정도도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모두 어울려 춤을 추었다.
적당히 발그레해진 얼굴과 하얀 옷이 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순식간에 방안은 마치 공연장의 분위기로 변했다.
그렇게 한바탕 춤사위가 끝나고 일행은 자리에 앉았다.
다시 술잔을 돌리며 도산이 입을 열었다.
“이건 一枝花發萬歲歌에 있는 가사인데, 술을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특별하게 와 닿아.
그래서 다른 건 외우지 못해도 이 구절만큼은 눈 감고도 줄줄 외우거든.
그런데 난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진 못 해. 누가 이걸 풀어줄 사람 없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의산에게로 쏠렸다.
의산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었다.
“왜 다들 나를 쳐다 봐? 나도 잘 몰라”
“에이, 그러지 말구 좀 풀어 줘. 틀려도 좋으니까 다 같이 공부하는 기회잖아”
“허허. 그럼 틀려도 좋다고 하니까 한 번 풀어보지”
의산은 조용하면서도 무게 있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맨 처음에 ‘飮酒歌를 들어 보소 術主術主 말하기에 術主 뜻을 몰랐더니 術主學을 놓고 보니 三水邊에 達己酉라’고 한 구절을 풀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