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대운 공사
80절
<하루는 백암리 창조의 집에 계실 새 창조를 명하사 포대(布袋)를 지어서 벼 서 말과 짚재를 섞어 넣은 뒤에 응종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포대를 가지고 네 집에 가서 항아리에 물을 붓고 그 속에 담궈 두고 날마다 한 번씩 둘러 저으며 또 식혜 7사발을 빚어 넣으라 내가 사흘 후에 네 집에 가리라 응종이 명을 받고 돌아가서 포대를 물에 담궈 두고 날마다 한 번씩 둘러저으니 물빛이 잿빛이 되고 하늘도 또한 사흘 동안을 잿빛이 되어 햇빛이 나지 아니하더라>
해설
산하대운을 거두어 돌리는 공사다. 산하대운은 艮兌合德을 가리킨다. 선천에서는 간태가 합덕을 하지 못하고, 간은 곤과 태는 진과 합하였었다. 백암리 창조의 집은 기서재동의 상징인데, 낙서의 서방에 있는 7태택이 서광을 발하려면 동방으로 간괘가 들어가야 한다. 벼 서 말은 후천의 가을 열매시대를 상징하는 것으로 하도 1말, 낙서 1말, 용담 1말을 합한 도수다. 시어간, 종어간의 원칙에 따라 용담도의 동방에서 간괘로 마침표를 찍는다는 말이다. 응종에게 이 일을 맡긴 것은, 그가 낙서의 중심 5토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그곳으로 후천에는 1, 6水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포대를 물에 담궈 두라고 한 것이다. 거기에 짚재를 섞은 것은, 낙서의 잔재를 말끔히 씻어야 하기 때문이다. 식혜는 낙서의 중심 5토와 용담의 1, 6수가 합한 상태다. 그것을 7사발을 빚어 넣은 것은, 7도 이동, 혹은 7층천을 가리킨다. 3일 간 햇빛이 나지 않게 된 것은, 3일 만에 부활하는 이치와 맥을 같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