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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을 부르라

영부, 精山 2010. 2. 9. 05:03

82절

하루는 공우에게 마음으로 육임(六任)을 정하라 하시거늘 공우 마음으로 육임을 생각하여 정할 새 한 사람을 생각하니 문득 불가하다 하시거늘 이에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 정하였더니 이날 저녁에 여섯 사람을 부르사 밤중에 불을 끄고 방안에서 돌아다니면서 시천주를 읽게 하시니 문득 한 사람이 거꾸러지거늘 여러 사람이 놀래어 읽기를 그치니 가라사대 놀래지 말고 계속하여 읽으라 하신지라 다시 계속하여 한 식경(食頃)을 지낸 뒤에 읽기를 그치고 불을 밝히니 손병욱이 거구러져 죽었는지라 가라사대 병욱에게 손병희의 기운을 붙여보았더니 이기지 못한다 하시며 물을 머금어서 얼굴에 뿜으시니 병욱이 겨우 정신을 돌리거늘 불러 가라사대 나를 부르라 하시니 병욱이 목안 소리로 겨우 개벽주를 부르니 곧 기운이 회복되는지라 이에 일러 가라사대 시천주에 큰 기운이 박혀있도다 또 가라사대 너를 그대로 두었더면 밭두둑 사이에 엎드러져서 우마에게 밟힌 바 되었으리라 또 가라사대 이 뒤에 괴이한 병이 온 세계를 엄습하여 몸 돌이킬 큼이 없이 이와 같이 사람을 죽일 때가 있으리니 그 위급한 때에 나를 부르라 하시니라 속 육임을 정할 때에 불가하다고 말씀하신 사람은 수일 후에 죽으니라>

 

해설

공우에게 6임을 정하라 한 것은, 그가 만국대장이기 때문이다.

만국대장은 만국의 적을 없애야 하는 사명이 있다.

6임은 그것을 수행하기 위한 직책이다.

원래 6임은 동학의 여섯 교직(敎職)을 가리키는데, 2대 교주 최시형이 고종 21년(1884)에 정한 것으로, 교세를 확장하기 위하여 중앙에 교장(敎長), 교수(敎授), 도집강(都執綱), 집강(執綱), 대정(大正)이라는 기구를 둔 데에서 유래한다.

동학은 개벽의 동세를 맡았기 때문에 용담의 중앙수 6을 이처럼 사용하였다.

공우가 마음 속으로 생각한 한 사람이 불가하다고 한 것은, 그가 곧 죽을 사람이라는 걸 개벽주는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섯 사람을 밤중에 불러 불을 끄고 시천주를 외우게 한 것은, 밤중은 후천을 가리키기 때문이고, 불을 끈 것은 동세를 맡은 동학의 손병희의 기운을 시험해 보기 위함이었다.

같은 손씨 성을 가진 손병욱에게 그의 기운을 붙여 본 것이다.

그러나 동학의 기운으로는 능히 감당할 수 없으므로 손병육이 거꾸러져 죽었다.

청수를 얼굴에 뿜은 것은, 용담수로 얼을 살린다는 의미다.

병욱에게 개벽주를 부르게 한 것은, 괴질이 돌 때에 개벽주를 찾으라는 뜻이다. 그걸 마치 개벽주의 이름을 부르라고 한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증산의 이름을 아무리 외쳐봤자 소용 없는 일이다.

증산을 부르라고 한 것은, 시천주를 부르라는 말이고, 시천주는 어느 특정한 인물이 아니라, 현무경의 진리를 몸으로 체득하여 모시고 있는 모든 이를 가리킨다.

병욱을 그대로 두었더라면 밭두둑 사이에 엎드러져 우마에게 밟힌 바 되었으리라고 한 것은, 낙서의 밭을 가리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