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 공사
153절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제 청국 일을 불 터인데 길이 너무 멀어서 가기가 어려우므로 청주 만동묘에 가서 천지 신문을 열고자 하나 또한 가기가 불편하니 다만 音同을 위하여 淸道院에 그 기운을 붙여서 일을 보려하노라 하시고 형렬과 공우를 데리고 청도원으로 가실 때 청도원 고개에 이르사 성황묘 마루에 잠깐 쉬어 앉으셨다가 다시 일어나시며 가라사대 청국은 俄羅斯 군사에게 맡길 수밖에 없노라 하시고 김송환의 집에 이르사 글을 써서 불사르시고 밤에 유찬명의 집에서 유하시면서 대신문을 열고 공사를 보실 새 무수한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라>
해설
청국 일을 본다는 것은 중국의 기운을 걷어 小中華인 조선을 대중화로 만들려 함이다. 우암 송시열이 중국의 은혜를 기리기 위해 세운 청주 만동묘에 가서 청국 일을 보려고 하였으나 그 역시 거리가 멀기에 청도원에서 공사를 행했다. 청국을 아라사 군대에게 맡긴다고 한 것은, 러시아가 중국의 국토를 1,689년 강희제부터 1945년 얄타회담에 이르기까지 16회에 걸쳐 무려 588만 평방키로미터에 달하는 영토를 차지한 것과 연관이 있다. 588만 평방 키로미터는 현재 중국 영토의 60%에 해당하는 광대한 면적이다. 그만큼 역대 중국의 왕조는 러시아에게는 꼼짝할 수 없었다. 그러나 개벽주께서 말씀하신 아라사는 러시아를 비유로 한 것이다. 청국은 용담의 1, 6水를 가리킨 것이요, 아라사는 ‘스스로 알아서 일하는 무리’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의통을 행하는 천지의 녹지사들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