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 나타난 섬진강 물고기’ 의혹
청계천에 나타난 섬진강 물고기’ 의혹…조중동은 언급조차 안 해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청계천 생태계 현황을 거짓으로 발표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월 ‘청계천 동식물, 복원 전보다 8배 늘었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청계천 생태계의 안정과 청계천만의 건강한 먹이사슬 정착이 확인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처음으로 발견됐다고 홍보해 온 줄납자루나 가시남지리 같은 고유 어종은 조개에 산란하는 어종이기 때문에 조개가 없는 청계천에서는 서식 자체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갈겨니는 섬진강에서만 서식할 수 있고, 갈문망둑도 강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수역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청계천에서 서식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서울시가 2006년께 갈겨니 50마리를 사 가 청계천에 방류한 기록이 있다”는 민물고기 공급업자 등의 ‘실토’도 나왔다. 전문기관에 의뢰해 1년간 청계천 전 구간에 걸쳐 조사한 결과라며 자연적으로 서식하는 것처럼 발표한 내용이 사실은 ‘인공 방류’였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24일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관련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다. 특히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서울시의 행태를 ‘전시행정’의 극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조중동은 관련 내용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
<청계천에 웬 섬진강 물고기>(경향, 2면)
<청계천에 어류 방류하고 생태계 복원 홍보했다니>(경향, 사설)
경향신문은 2면에서 “청계천에 살고 있는 물고기 가운데 상당수가 한강에서 올라온 게 아니라 방류된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면서 ‘생태계가 스스로 복원됐다’는 서울시의 홍보가 거짓 또는 과장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자세히 다뤘다.
또 서울시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청계천에 서식하는 물고기가 총 27종”이고 이는 “복원 전 물고기가 4종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수치”라며 “이를 위해 어느 정도의 돈이 쓰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에서는 “어류 방류가 사실이라면 서울시가 그동안 시민들을 철저히 속여왔다는 얘기”라며 “서울시가 그렇게 해서라도 뭔가 보여주려 했다면 ‘정시행정’의 극치라는 비난을 들어 마땅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서울시의 청계천 어류 방류는 한 두 번에 그친 게 아닌 것 같다면서 “복원이란 이름으로 청계천을 인공적으로 만든 것처럼, 생태계도 인위적으로 조성하고는 복원됐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서울시는 청계천 생태계 관련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길 바란다”며 어류 방류 현황을 샅샅이 공개하고 시민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면 사과부터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또 “수계에 맞지 않는 어류를 마구잡이식으로 방류하는 것은 생태계 복원이 아니라 생태계를 망치는 길”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청계천은 결코 정부가 추진 중인 도심 생태하천 복원사업(청계천+20프로젝트)의 모범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