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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도법전수식

영부, 精山 2010. 6. 8. 07:43

3일째는 불법공부의 마지막 날이었다.

불법공부를 ‘득체부공부’라고도 하였는데, 得體는 심령신의 몸을 놓는다는 말이라고 하였다. 우선 몸이 나오고 난 후에 생활도 있고, 공부도 있는 법인 것처럼, 득체를 먼저 한 후에 득화(得化)와 득명(得明)도 있는 법이라고 하였다.

득체가 하늘에서 목숨을 부여받는 것이라면, 득화는 땅에서 성장하는 것이며, 득명은 인간의 자성에서 온전한 깨달음을 밝히는 것이라고 하였다.

득체공부의 마지막날은 맨 마지막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伏祝‘을 쓰라고 하였다.

천지신명과 조상들께 비로소 자신이 새로 태어났음을 고하는 의미에서 이름을 쓰는 것이라고 하였다.

3일간의 불법전수가 끝나고 이번에는 3일간 선법전수가 시작 됐다.

선법은 음양의 조화이므로 음일(陰日)에는 음부를 치고, 양일(陽日)에는 양부를 쳤다.

양부는 ‘오부, 신부, 술부, 자부, 인부, 진수’의 여섯 개요, 음부는 ‘미부, 사부, 묘부, 축부, 해부, 유부’의 여섯 개였다.

양일은 간지가 양인 날이요, 음일은 간지가 음인 날이었다.

간지가 음인가 양인가에 따라 음부 6개, 양부 6개를 치는데, 지지가 무언인가에 따라 그 순서가 정해졌다.

예를 들자면, 그날의 일진이 甲子라고 하면 지지인 子符를 먼저 그리고, 다음은 순서대로 寅符, 辰符, 午符, 申符, 戌符의 여섯 부를 치고, 마지막에는 기도주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 지기금지원위대강’을 쓰라고 하였다.

득체부를 공부할 적에는 진묵단을 모시고 했지만, 득화부를 공부할 적에는 법사도(法師圖)를 모셨다.

음일이건, 양일이건 먼저 ‘×년 ×월 ×일’이라고 日辰을 적어 놓고 부를 치라고 하였다.

그렇게 해서 오전 네 장, 오후에 네 장을 치면 하루 일과가 끝났다.

그런데 네 장을 치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득체부를 칠 적에도 그랬지만, 부의 모양이 제멋대로였으며, 툭하면 점을 빼 먹던가, 글자를 빼먹는 건 다반사였다.

잘못 쓴 한자를 덧칠을 해서 수정하면 나중에 검사를 할 적에 영락없이 퇴짜를 맞았다.

운곡선생은 틀린 글자에 덧칠을 하는 걸 용납하지 않았다.

틀린 글자나 도형은 반드시 칼로 도려내고 다른 종이에 그려서 풀로 붙이도록 하였다.

덕분에 대부분의 전수생들은 본의 아니게 땜질공이 되어야만 했다.

그러기 때문에 애초부터 정신 차려서 부를 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주문수련을 하고, 그날 배울 내용을 운곡선생이 강의를 하였는데, 그걸 숙지해야 하는 시간도 모자랄 터에 할당된 부의 양을 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아침, 저녁으로 당번을 정해서 공부 방의 청소를 하고, 법단에 청수를 새로 떠다 모셔야 하였으며, 행여 향불이나 촛불이 까지지 않도록 세심한 신경을 쓰기도 하는 등, 의외로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그렇게 해서 3인 간의 득화부 공부도 끝나고 드디어 마지막 하루가 남았다.

그날은 유법(儒法)을 공부하는 날이었는데, 득명공부라고도 하였다.

득명공부는 득화공부의 연속선에서 이루어졌다.

양일에는 양부를, 음일에는 음부를 치는 건 같았는데, 현무경 상편 첫 머리의 ‘益者三友 損者三友’를 쓴 다음에 其瑞在東의 ‘東’ 대신에 生門方位를 기록하고, ‘言聽神計用‘을 원문대로 쓰고 28성수와 성수부(星宿符)를 친 후, 연월일시와 절국을 기록하고, 황극구궁의 運路에 있는 대로 소궁과 대궁을 합친 대성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