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구 1
“어떤가? 7언시로 되어 있어 저절로 운율을 타게 마련이고, 그 뜻이 높고 맑다는 느낌이 안 드나?
河淸鳳鳴孰能知는 보통 ‘황하수 맑아지고 봉황새 우는 것을 누가 능히 알 것인가’라고 풀이를 하고 있는데, 예부터 이르기를 황하는 천 년에 한 번씩 맑아지는데 그때 세상을 구해 줄 성인이 나오신다고 믿었지.
그래서 사람들은 실제로 황하의 물이 맑아지기를 기다리는데, 황하수는 하도와 낙서가 나온 바탕일세.
천 년마다 성인이 나온다고 한 것도, 하도, 낙서, 용담의 3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면 될 걸세.
봉명서에는 이걸 가리켜 ‘河圖 天鏡 살핀 후에, 洛書 地鏡 살펴보소 靈符人鏡 깨쳐보면 三代敬天 次第禮가 易卦大定 분명하니 儒佛仙이 이 아닌가?’라고 하였네.
증산 개벽주께서 임종을 앞두고 공자를 초혼하여 ‘그대가 3대에 걸쳐 出妻 하였다’고 한 것은, 사실 3대경천차제례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였다는 말씀이었네.
황하가 항상 흙탕물로 흐린 것은 물론 주위에 있는 토사가 흘러들어서 그렇다고 하지만, 그것은 5, 10토의 기운이 선천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는 상징으로 보는 게 도수적인 차원이라고 할 수 있지.
앞으로 우리는 모든 사물을 다 이런 도수적인 차원으로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하네.
그렇지 않고 계속하여 물질적인 형상이나, 위치, 거리 등으로만 인식한다면 더 이상 영혼의 완숙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걸세.
우리가 이 공부를 하는 목적도 실은 이런 데에 있다고 할 수 있네.
이처럼 河淸鳳鳴孰能知는 3대 경천차제례를 과연 누가 알 수 있느냐고 하신 말씀일세.
그 다음 구절인 ‘運自何方吾不知’도 이런 맥락으로 보아야 하는데 ‘운수가 어느 곳으로부터 오는지를 내 알지 못하노라’는 뜻이겠지.
여기서의 ‘나’는 수운 선생을 가리킨다고 하기 보다는 모든 인류를 대변한다고 하는 게 옳을 걸세.
‘聖德家承百世業’은 ‘성덕의 우리 집은 백세의 업을 계승 하였네’라고 풀이를 할 수 있는데, 1000년 중에서 십분지 일이 100이라고 본다면 100은 곧 10무극의 시작인 1태극으로 볼 수 있지.
이걸 수운선생은 ‘만고 없는 무극대도’라고 표현을 하셨지.
‘前不備古不備‘한 태극이라고 하였는데, 태극이야 공자나 주렴계 등을 통해서도 이미 익히 알려지지 않았나?
그런데도 굳이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예전의 태극은 11귀체를 이루지 못한 허상의 태극이었기 때문일세.
이런 건 이미 여러 번 언급하였으니 더 이상 말하면 사족(蛇足)에 지나지 않을 걸세.
그래서 바로 다음 구절에 ’龍潭水流四海源‘이라고 한 걸세.
용담의 중심에 들어 있는 1, 6수는 1이라는 양과 5이라는 음이 합한 태극인 동시에, 1은 10과 합하여 11귀체가 되고, 6은 낙서의 중심 5와 합하여 11귀체를 이루었으니 이 또한 실상의 태극이 되었다네.
이처럼 실상의 태극을 이룬 용담의 중앙 1, 6水가 동방의 3감8간, 서방의 4태9리, 남방의 2곤7손, 북방의 5진10건으로 흘러내리고 있으니 이를 가리켜 ’용담의 물이 흘러 네 바다의 근원‘이라고 읊은 걸세.
’龜岳春回一世花‘은 ’구미산에 봄이 오니 온 세상이 꽃이로다‘는 말인데, 이때의 구미산은 낙서의 마지막을 가리키고 있다는 건 다들 알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