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 精山 2010. 8. 23. 05:53

花扉自開春風來 竹籬輝疎秋月去 : 꽃 문이 스스로 열림에 봄바람 불어오고, 대울타리 성글게 비치며 가을달이 지나가네.

 

여기서도 봄의 목(木)과 가을의 금(金)을 대구(對句)로 하여 금극생목(金極生木)의 이치를 일러준다.

 

影沈綠水衣無濕 鏡對佳人語不和 : 그림자는 푸른 물속에 잠겼으나 옷은 젖지 않고, 거울에 아름다운 사람을 대했으나 말은 화답치 못하네.

 

그림자나 거울은 실상이 아니라 허상이라는 말인데, 이는 곧 낙서를 가리킨다.

 

勿水脫乘美利龍 問門犯虎那無樹 : 물을 벗어나 아름답고 영리한 용을 타지 말며(勿水脫乘美利龍) 문을 침범한 호랑이에게 물으니 어찌 나무가 없겠는가(問門犯虎那無樹)

 

천도교의 동경대전 해설서에는 ‘해석 불가능한 구절’이라고 했다.

실제로 공식적으로 이 문구를 풀이한 기록은 찾아 볼 수 없다.

아마 문자로만 해석을 하려고 하면 전혀 문맥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민족종교와 도계(道界)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이다.

이것도 역시 용담의 도수로 해석해야 한다.

아름답고 영리한 용(美利龍)은 승천하는 용이니 이는 곧 용담도의 5진뢰다.

5진뢰는 서북방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이곳은 본래 복희도의 서북방 七山 앞 바다였다.

낙서에서는 물을 얻지 못하여 추한 모습을 보였던 용이 마침내 용담의 맑은 물을 얻었으니, 다시는 물을 벗어나지 말라는 뜻이다.

용의 상대는 호랑이인데, 이는 앞에서 이미 밝힌 것처럼 7손풍을 가리킨다.

5진뢰와 7손풍!

이것은 천부경에 기록한 ‘五七一妙衍’을 가리키며, 용호상박(龍虎相搏), 운종룡풍종호(雲從龍風從虎) 등등으로 표현했다.

호랑이는 나무가 울창한 숲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낙서에서는 4손목만 있어서 木은 이루었으나 아직 때가 되지 못하여 7손목과 합하지 못하였으니 林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후천에 酉巽戌로 유정월의 문을 열고 7손풍 호랑이가 들어왔으니 어찌 林中虎라고 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수운 선생께서 왜 장생을 한다고 하늘이 약속을 했으며, 그 약속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수운 선생께서 남기신 이런 시구(詩句)들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은가?

 

半月山頭梳 傾蓮水面扇 : 반달은 산머리의 빗이요, 기울어진 연잎은 수면의 부채로다.

 

반달은 180도인데, 이는 곧 360도를 음양으로 변복(變復)하는 우주변화를 가리킨다.

산머리의 빗은 변화의 한 주기인 열 두 봉(열 두 달)의 반년을 돌아가는 모양을 상징한다.

기울어진 연 잎도 마찬가지인데, 蓮 잎은 부채처럼 생겼다.

부채는 빗과 같이 반달의 형태를 취하는데, 이 역시 9변9복하는 음양의 순환을 가리킨다. 수면은 용담의 水氣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