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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는 중국인의 것인가? 3

영부, 精山 2010. 9. 8. 07:42

이처럼 한자는 딱 부러지게 어느 누가 만들었다고 할 수 없다.

비록 정식 사서(史書)로 인정 받은 건 아니지만, 부도지(符都誌)에 의하면 인류는 마고(麻姑) 할미의 자손이라고 한다.

마고 할머니의 신화나 전설은 우리민족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데, 부도지에서는 선천(先天)의 시대가 열리기 이전에 짐세(朕世)라는 시대가 있었으며, 후천의 말기에 임검씨(단군)가 등장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그 기록에 의하면 소리(律呂)에 의해 세상이 창조되고, “오미(五味)의 화(禍)”로 말미암아 12부족이 나뉘게 되는 과정, 대홍수의 발생, 황궁(黃芎)씨,·유인(有仁)씨,·환인(桓因)씨,·환웅(桓雄)씨의 계승과, 요(堯)와 순(舜) 임금에 의해 동방(단군조선)과 화하(華夏 : 하나라, 우임금이 세운 나라)가 분리되는 과정이 자세하게 서술되었다.

만일, 이런 기록이 사실이라면 중국민족은 우리에게서 갈라져 나간 지손(支孫)이라고 해야 한다.

중국을 가리켜 지나(支那 - 영문으로는 China)라고 하는데 그 뜻은 ‘지손의 나라’이니 우연으로 넘겨야 할 일일까?

한국상고사 학회에서는 ‘요임금과 단군은 동일인’이라고 주장하며, 다른 사학자들은 ‘요임금은 단군의 조카였다’고 주장하기도 하는 게 작금(昨今)의 현실이다.

지손이라면 당연히 같은 언어와 문자를 사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 서로 떨어져 지내다보니 언어와 문자가 달라지게 된 것이리라.

중국과 우리는 같은 한자를 사용하였으며, 우리는 한자의 불편함을 한글로 보충하였으나 중국은 그렇지 못하였다.

일본은 중국과 한국으로부터 한자를 받아들여 더욱 간략하게 하여 그들만의 문자를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삼국의 문자나 언어 중에서도 특히 한국의 그것은 감히 중국과 일본이 흉내낼 수 없다.

언어학자들에 의하면 한, 중, 일 삼국의 언어와 문자는 공통점이 많다고 한다. 이런 건 앞으로 철저한 연구를 통하여 밝혀질 일이겠지만, 그 개연성(蓋然性)은 충분하다.

 

이제 와서 한자를 어느 민족의 누가 만들었느냐 하고 따지는 건 그리 큰 의미가 없다. 그것은 마치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누가 만들었느냐고 따지는 것과 같은 일이다. 누가 만들었건, 많은 사람을 위한 도구로써 사용하면 그만 아닌가? 서양인이 만들었다고 하여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마찬가지로 설령 중국인이 만든 한자라고 하여도 이미 우리는 조상 대대로 한자를 사용한 민족이 아니던가? 한자를 모르는 후손들이 많아지다 보니 조상들이 남겨 놓은 기록도 제대로 해독(解讀)도 못하게 되었으니, 어찌 그 속에 스며 있는 민족의 얼과 혼을 제대로 찾을 수 있을까?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리자’고 하면서 한자를 멀리 한 채, ‘한글 전용론’을 외치던 시대가 있었으니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도대체 한자를 모른 채, 어떻게 조상들이 기록한 의미를 알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