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수가 1획인 한자 : 一
이처럼 一은 태극을 가리키는데, 그것은 한 마디로 말한다면 ‘태초의 가름’ 즉 ‘빛’이다. ‘태초에 빛이 있으라’고 한 그 빛이므로 ‘의식의 밝음’이나 ‘깨달음’을 의미한다.
“태초에 빛을 어느 곳에 창조했을까?” 어느 날 강좌를 하다가 청중들에게 내가 던진 질문이다. 대부분 ‘허공’이라는 답을 하였다. 그래서 나는 다시 “허공, 즉 궁창은 2일 째에 만들었다고 하였으니 첫 날에 빛을 허공에 만들었다는 말은 성립이 안 된다”고 하였더니 ‘정말 그렇군요!’하면서 사람들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성경을 제법 보았다는 사람들도 그게 눈에 안 보였던 모양이다. 나는 고린도후서 4장 6절을 읽어보라고 하였다. 거기에는 ‘우리 마음 가운데서 빛을 만들었다’고 기록했다. 성경의 창세기는 실제 만물을 만들어 낸 것을 기록한 게 아니라, 의식의 내면에서 하나님의 형상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一을 왜 빛이라고 할까? 一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모든 사물을 판별하는 최초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빛이 비치는 순간부터 모든 사물이 눈에 보인다. 눈에 보인다 함은 곧 ‘분별’이나 ‘판별’의 시작을 의미한다. 따라서 1은 ‘분별의 시작’을 가리킨다. 그래서 수리학(數理學)에서는 1을 가리켜 ‘기본수’라고 한다. 만물을 활용하는 것은 ‘분별’이라는 기본으로부터 비롯한다는 의미다.
一자의 형상을 보면 시종(始終)이 있고, 본말(本末)이 있다. 一 이전의 0은 시종도 없고, 본말도 없다. 시종이나 본말이 없는 걸 가리켜 <카오스 - 혼돈>이라고 한다. 혼돈은 무질서다. 무질서에서 나온 걸 가리켜 <코스모스 - 질서>라고 한다. 우주를 가리켜 코스모스라고 하는데, 이는 곧 우주는 ‘질서(秩序)’로 이루어졌음을 가리킨다. 무질서는 어둠이요, 질서는 빛이다. 빛은 만물의 형상을 밝게 드러나게 하는데, 최초로 드러난 형상이 바로 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