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 精山 2010. 9. 15. 07:11

4. 이러 그러 안심(安心)해서 칠팔삭(七八朔) 지내나니

꿈일런가 잠일런가 무극대도(無極大道) 받아내어

정심수신(正心修身) 하온 후(後)에 다시 앉아 생각하니

우리 집안 여경(餘慶)인가 순환지리(循環之理) 회복(回復)인가

어찌 이리 망극(罔極)한고 전만고(前萬古) 후만고(後萬古)를

역력(歷歷)히 생각해도 글도 없고 말도 없네

대저 생령(大抵生靈) 많은 사람 사람 없어 이러한가

유도불도(儒道佛道) 누천년에 운(運)이 역시(亦是) 다 했던가

윤회(輪廻)같이 둘린 운수(運數) 내가 어찌 받았으며

억조창생(億兆蒼生) 많은 사람 내가 어찌 높았으며

일세상(一世上) 없는 사람 내가 어찌 있었던고

아마도 이내 일은 잠자다가 얻었던가

꿈꾸다가 받았던가 측량(測量)치 못할러라

사람을 가렸으면 나만 못한 사람이며

재질(才質)을 가렸으면 나만 못한 재질(才質)이며

만단의아(萬端疑訝) 두지마는 한울님이 정(定)하시니

무가내(無可奈)라 할 길 없네 사양지심(辭讓之心) 있지마는

어디 가서 사양(辭讓)하며 문의지심(問疑之心) 있지마는

어디 가서 문의(問疑)하며 편언척자(片言隻字) 없는 법(法)을

어디 가서 본(本)을 볼꼬 묵묵부답(黙黙不答) 생각하니

고친자호(字號) 방불(彷彿)하고 어린 듯이 앉았으니

고친 이름 분명(分明)하다

 

* 칠팔삭(七八朔) : 7, 8개의 초하루 즉 7, 8개월

* 무극대도(無極大道) : 끝이 없는 대도, 즉 완벽한 진리

* 여경(餘慶) : 아직 못 받은 축복

* 순환지리(循環之理) : 우주가 돌고 도는 이치

* 망극(罔極) : 그물이 다함. 즉 끝없는 은덕에 감격함

* 억조창생(億兆蒼生) : 무수한 생명들

* 만단의아(萬端疑訝) : 만 가지 의문스런 일

* 문의지심(問疑之心) : 묻고 싶은 마음

* 편언척자(片言隻字) : 말 한마디 글 하나

* 방불(彷彿) : 비슷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