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훈가 7
6. 이말씀 들은 후에 심독희(心獨喜) 자부(自負)로다
그제야 이날부터 부처가 마주 앉아
이말 저말 다 한 후에 희희낙담(喜喜樂談) 그뿐일세
이제는 자네 듣소 이 내 몸이 이리되니
자소시(自少時) 하던 장난 여광여취(如狂如醉) 아닐런가
내 역시 하던 말이 헛말이 옳게 되니
남아 역시 출세 후에 장난도 할 것이오
헛말인들 아니 할까 자네 마음 어떠한고
노처(老妻)의 거동(擧動) 보소 묻는 말은 대답 찮고
무릎 안고 입 다시며 세상 소리 서 너 마디
근근(僅僅)히 끌어내어 천장만 살피면서
꿈일런가 잠일런가 허허세상 허허세상
다 같이 세상사람 우리 복이 이러할까
한울님도 한울님도 이리 될 우리 신명
어찌 앞날 지낸 고생 그다지 시키신고
오늘사 참말이지 여광여취 저 양반을
간 곳마다 따라 가서 지질한 그 고생을
눌로 대해 그 말이며 그중에 집에 들면
장담(壯談)같이 하는 말이 그 사람도 그 사람도
고생이 무엇인고 이내 팔자 좋을진댄
희락은 벗을 삼고 고생은 희락이라
잔말 말고 따라가세 공로(空老)할 내 아니라
내 역시 어척(御斥)없어 얼굴을 뻔히보며
중심에 한숨 지어 이적지 지낸 일은
다름이 아니로다 인물 대접 하는 거동
세상 사람 아닌 듯고 처자에게 하는 거동
이 내 진정 지극하니 천은이 있게 되면
좋은 운수 회복할 줄 나도 또한 알았습네
일소일파(一笑一罷) 하온 후에 불승기양(不勝其揚) 되었더라
* 심독희(心獨喜) 자부(自負) : 마음속으로 혼자서 기뻐하면서 자부하는 마음
* 희희낙담(喜喜樂談) : 기뻐서 즐겁게 나누는 말
* 자소시(自少時) : 어릴 적부터
* 여광여취(如狂如醉) : 술에 취하고 미친 듯함
* 근근(僅僅)히 : 겨우 겨우
* 공로(空老)할 : 헛되이 늙음. 즉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이 나이만 먹음
* 어척(御斥) : 어처구니 - 맷돌의 손잡이
* 일소일파(一笑一罷) : 크게 웃어넘김.
* 불승기양(不勝其揚): 즐거움을 이기지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