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훈가 12
11. 멀고 먼 가는 길에 생각나니 너희로다
객지(客地)에 외로 앉아 어떤 때는 생각나서
너희 수도(修道) 하는 거동(擧動) 귀에도 쟁쟁(錚錚)하며
눈에도 삼삼(森森)하며 어떤 때는 생각나서
일사위법 (一事違法) 하는 빛이 눈에도 거슬리며
귀에도 들리는 듯 아마도 너희 거동
일사위법(一事違法) 분명(分明)하다 명명(明明)한 이 운수(運數)는
원(願)한다고 이러하며 바란다고 이러할까
아서라 너희거동(擧動) 아니 봐도 보는 듯다
부자유친(父子有親) 있지마는 운수(運數)조차 유친(有親)이며
형제일신(兄弟一身) 있지마는 운수(運數)조차 일신(一身)인가
너희 역시 사람이면 남의 수도(修道) 하는 법(法)을
응당(應當)히 보지마는 어찌 그리 매몰(昧沒)한고
지각(知覺)없는 이것들아 남의 수도(修道) 본을 받아
성지우성(誠之又誠) 공경(恭敬)해서 정심수신(正心修身) 하였어라
아무리 그러해도 이 내 몸이 이리 되니
은덕(恩德)이야 있지마는 도성입덕(道成立德) 하는 법(法)은
한 가지는 정성(精誠)이요 한 가지는 사람이라
부모의 가르침을 아니 듣고 낭유(浪流)하면
금수(禽獸)에 가직하고 자행자지(自行自止) 아닐런가
우습다 너희사람 나는 도시 모를러라
부자형제(父子兄弟) 그 가운데 도성입덕(道成立德) 각각(各各)이라
대저세상(大抵世上) 사람 중에 정성(精誠)있는 그 사람은
어진 사람 분명하니 작심(作心)으로 본(本)을 보고
정성공경(精誠恭敬) 없단 말가 애달(哀怛)하다 너희들은
출등(出等)한 현인(賢人)들은 바랄 줄 아니로되
사람의 아래 되고 도덕(道德)에 못 미치면
자작지얼(自作之蘖)이라도 나는 또한 한이로다
운수야 좋거니와 닦아야 도덕이라
너희라 무슨 팔자 불로자득(不勞自得) 되단 말가
해음(解音)없는 이것들아 날로 믿고 그러하냐
나는 도시(都是) 믿지 말고 한울님을 믿었어라
네 몸에 모셨으니 사근취원(捨近取遠) 하단 말가
내 역시 바라기는 한울님만 전혀 믿고
해몽(解夢) 못한 너희들은 서책(書冊)은 아주 폐(廢)코
수도(修道)하기 힘쓰기는 그도 또한 도덕(道德)이라
문장(文章)이고 도덕(道德)이고 귀어허사(歸於虛事) 될까보다
열 세자 지극(至極)하면 만권시서(萬卷詩書) 무엇하며
심학(心學)이라 하였으니 불망기의(不忘其意) 하였어라
현인군자(賢人君子) 될 것이니 도성입덕(道成立德) 못 미칠까
이같이 쉬운 도(道)를 자포자기(自暴自棄) 하단말가
애달(哀怛)다 너희 사람 어찌 그리 매몰(昧沒)한고
탄식(歎息)하기 괴롭도다 요순(堯舜)같은 성현(聖賢)들도
불초자식(不肖子息) 두었으니 한(恨)할 것이 없다마는
우선에 보는 도리(道理) 울울(鬱鬱)한 이 내 회포(懷抱)
금(禁)차 하니 난감(難堪)이오 두자 하니 애달(哀怛)해서
강작(强作)히 지은 문자(文字) 귀귀자자(句句字字) 살펴 내어
방탕지심(放蕩之心) 두지 말고 이내 경계(警戒) 받아 내어
서로 만날 그 시절에 괄목상대(刮目相對) 되게 되면
즐겁기는 고사(姑捨)하고 이내 집안 큰 운수라
이 글 보고 개과(改過)하여 날 본 듯이 수도(修道)하라
부디부디 이글 보고 남과 같이 하였어라
너희 역시 그렇다가 말래지사(末來之事) 불미(不美)하면
날로 보고 원망(怨望)할까 내 역시 이 글 전(傳)해
효험(效驗)없이 되게 되면 네 신수(身數) 가련(可憐)하고
이 내 말 헛말 되면 그 역시 수치(羞恥)로다
너희 역시(亦是) 사람이면 생각고 생각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