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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가
영부, 精山
2010. 10. 11. 05:27
3. 이러 그러 지내나니 거연 사십(遽然四十) 되었더라
사십 평생(四十平生) 이뿐인가 무가내(無可奈)라 할 길 없네
가련(可憐)하다 우리 부친(父親) 구미산정(龜尾山亭) 지을 때에
날 주려고 지었던가 할 길없어 무가내라
천불생무록지인(天不生無祿之人)이라 이 말이 그 말인가
곰곰히 생각하니 이도 역시(亦是) 천정(天定)일네
한울님이 정(定)하시니 반수기앙(反受其殃) 무섭더라
* 거연(遽然) : 쏜살 같이
* 천불생무록지인(天不生無祿之人) : 하늘은 녹이 없이 사람을 내지 않는다
* 반수기앙(反受其殃) : 남에게 재앙을 입히려다 도리어 재앙을 받음
부친께서 구미산정을 지은 것은 도수에 맞추기 위함이니, 구미는 곧 낙서의 끝을 가리킨다. 세상에서는 내세울만한 것이 아무 것도 없어 지질이도 복이 없는 듯하지만, 만고없는 무극대도를 받았으니 역시 하늘은 사람을 내실 적에 반드시 녹을 마련해 두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것 또한 한울님이 정한 바이니 받지 않으면 재앙이 닥칠까 무섭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