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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가 8

영부, 精山 2010. 10. 18. 05:51

6. 그 모르는 세상사람 한 장 다고 두 장 다고

비틀비틀 하는 말이 저리되면 신선(神仙)인가

칙칙한 세상사람 승기자(勝己者) 싫어할 줄

어찌 그리 알았던고 답답해도 할 길 없다

나도 또한 한울님께 분부(吩咐)받아 그린 부(符)를

금수(禽獸)같은 너희 몸에 불사약이 미칠소냐

가소(可笑)롭다 가소롭다 너희 음해(陰害) 가소롭다

신무소범(身無所犯) 나뿐이다 면무참색(面無慚色) 네가 알까

애달하다 애달하다 너희 음해(陰害) 애달하다

우리야 저럴진댄 머잖은 세월(歲月)에도

괴질(怪疾) 바랠 정(情)이 없다 뛰고 보고 죽고 보세

요악(妖惡)한 고 인물(人物)이 할 말이 바이 없어

학(西學)이라 이름하고 온 동네 외는 말이

사망년 저 인물이 서학(西學)에나 싸잡힐까

그 모르는 세상사람 그거로사 말이라고

추켜들고 하는 말이 용담(龍潭)에는 명인(名人)나서

범도 되고 용도 되고 서학(西學)에는 용터라고

종종걸음 치는 말을 역력히 못 할러라

 

* 음해(陰害) : 뒷구멍에서 음흉한 방법으로 남에게 해를 가함

* 신무소범(身無所犯) : 죄를 범한 적이 없는 몸

* 면무참색(面無慚色) : 부끄러운 게 없는 얼굴

* 사망년 : 사교(邪敎)에 빠진 사람

 

수운 선생께서 영부를 소축 한 물을 마셔 선풍도골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세상 사람들은 너도나도 달라고 하면서 말하기를 ‘그런 걸 먹었다고 신선이 되는 줄로 아느냐?’고 조롱을 하였다. 세상에서는 자기 보다 더 잘 나면 시기하고 싫어한다는 사실을 수운선생은 다시 한 번 통감하게 된다. 그러나 수운 선생 자신도 한울님의 분부를 받아 영부를 치고 그 물을 태워 마신 것 밖에 없었다. 그런데 감히 너희 같이 죄 많은 금수 같은 몸에 한울님의 불사약이 가당키나 하겠느냐? 오직 죄가 없고 부그러울 게 없는 수운 선생의 몸이기에 그런 효험이 생긴 것을 너희들이 어찌 알겠는가? 세상 사람들의 터무니 없는 음해는 마침내 수운 선생을 서학으로 몰게 되고 요망한 사교에 빠졌다는 헛소문을 퍼뜨려 모함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가소로운 일인가! 영부를 먹었다고 해서 선풍도골이 되는 건 아니다. 그것은 얼마나 정성을 드리고 믿음을 지녔는가와 직결된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수운선생께 영부를 쳐달라고 하여 먹어본 후, 아무런 효험도 없다고 하면서 마치 무슨 사교에 빠진 것처럼 온갖 모함을 했던 것이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부일기를 치고 그 물을 마시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그런 물을 백 번 마시는 것보다 한 마디 깨달은 말씀이 훨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