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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가 4

영부, 精山 2010. 11. 1. 07:41

 

* 기장(奇壯)하다 : 기특하고 장하다

 

* 적세원울(積世怨鬱) : 한 평생 가슴속에 맺힌 원통하고 답답한 일

 

* 불우시지(不遇時之) 남아(男兒) : 때를 만나지 못한 대장부

 

* 허송세월(虛送歲月) : 하는 것 없이 세월만 보냄 = 비육지탄(髀肉之嘆)

 

* 인간만사(人間萬事) : 인간사회의 모든 일

 

* 거연사십(遽然四十) :어느 덧 사십 살

 

* 무가내(無可奈) :어찌할 수가 없다. 어찌할 도리가 없다.

 

* 오작(烏鵲) : 까마귀와 까치

 

* 비감회심(悲感悔心) : 슬프고 뉘우치는 마음

 

망해가는 조선말의 세상을 13년 간 주유(周遊)하신 후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적의 심정을 노래하신 글이다.

광제창생을 도모할 진리를 구하여 주유천하를 하였으나 찾지 못하고, 오히려 하루하루 생활을 지탱하기도 힘들었다.

처가와 의동생의 도움으로 울산 여시바위골에서 새로운 살림을 차리게 된다.

하지만 그마저도 수운선생은 안중에 없이 다시 천성산에 들어가 49일 기도를 드리신다.

먹고 살 길이 막막하여 할 수 없이 마지막 생활터전이랄 수 있는 여섯 마지기(1,200여 평)의 땅을 팔아 기도와 생활비용으로 써버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미년에 흉년이 들어 처가의 도움도 받을 수 없고, 부인의 품팔이도 예전보다 못했다.

뚫어진 지붕으로 비가 새었고, 당장 먹을 식량도 없없다.

할 수 없이 다시 고향인 경주로 돌아오신 것이 기미년 10월이었다.

사십 평생(四十平生) 이뿐인가 무가내(無可奈)라 할 길 없다 ‘구미용담 찾아오니 흐르나니 물소리요 높으나니 산(山)이로세 좌우 산천(左右山川) 둘러보니 산수(山水)는 의구(依舊)하고 초목(草木)은 함정(含情)하니’라고 하면서 까마귀와 까치의 울음소리까지 자신을 조롱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러나 구미산의 훌륭한 정기를 받은 조상들의 적덕(積德)이 있었으니 반드시 자신에게 남은 경사가 없겠는가? 라면서 스스로 위안을 하고 계신다.

 

부친이신 근암공은 구미에 용담정이란 정자를 하나 지었는데, 수운 선생은 그 곳에서 기도를 하고 마침내 득도를 하시게 된다.

용담이란 이름도 이미 도수에 맞는 이름이니, 수운 선생의 비참한 생활고 시련 등도 이미 예정된 일이었다.

하고 많은 지명중에 하필이면 수운 선생의 가문이 대대로 구미산의 정기를 받아야 했던 것도, 낙서를 마무리하여 용담의 후천동학을 창도하려는 계획이었던 셈이다.

무엇이건 원인 없는 결과가 없는 법이니, 수운 선생의 25대 선조이신 고운 최치원 선생께서 천부경을 묘향산 석굴에 새겨 놓으신 것도 가암 최씨 가문에서 수운 선생이 나오시게 된 원인이다.

조상들의 염원이 수운 선생에 의해 그 결실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