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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중노소문답가 2

영부, 精山 2010. 11. 5. 08:05

2 삼각산(三角山) 한양도읍(漢陽都邑) 사백 년(四百年) 지낸 후(後)에

하원갑(下元甲) 이 세상에 남녀 간(男女間) 자식 없어

산제불공(山祭佛供) 하다가서 두 늙은이 마주 앉아

탄식(歎息)하고 하는 말이 우리도 이 세상에

명명(明明)한 천지운수(天地運數) 남과 같이 타고 나서

기궁(奇窮)한 이 내 팔자(八字) 일점 혈육(一點血肉) 없단 말가

우리 사후(死後) 고사(姑捨)하고 득죄부모(得罪父母) 아닐런가

아서라 자고급금(自古及今) 공덕(功德)으로 자식(子息)빌어

후사(後嗣)를 이은 사람 말로 듣고 눈으로 보니

우리도 이 세상에 공덕(功德)이나 닦아보세

탕진가산(蕩盡家産) 하여내어 일심정기(一心精氣) 다시 먹고

팔도불전(八道佛前) 시주(施主)하고 지성(至誠)으로 산제(山祭)해서

백배축원(百拜祝願) 앙천(仰天)하며 주소 간(晝宵間) 비는 말이

지성감천(至誠感天) 아닐런가 공덕(功德)이나 닦아보세

그러나 자고급금(自古及今) 전(傳)해 오는 세상(世上)말이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 승지(勝地)에 살아보세

명기(明氣)는 필유명산하(必有名山下)라 팔도강산(八道江山) 다 던지고

금강산(金剛山) 찾아들어 용세좌향(龍勢座向) 가려내어

수간초옥(數間草屋) 일협곡(一峽谷)에 구목위소(構木爲巢) 아닐런가

그러그러 지내나니 윤신포태(潤身胞胎) 되었더라

 

(풀이)

삼각산(三角山)은 하도, 낙서, 용담을 가리킨다.

한양도읍은 후천의 신부(新府)를 가리키는 것으로, 漢陽은 ‘많은 양의 무리’이므로 후천의 십건천을 가리킨다.

400년이 지난 후는, 4방이 온전한 사상으로 화한 상태를 가리킨다.

수운선생의 부친이신 근암공은 60이 넘어도 자녀가 없었다.

그리하여 부부가 금강산에 정성을 들인다.

금강산은 후천의 조종으로서 후천 개벽과 더불어 겁기(劫氣)를 벗고 12,000봉의 기운대로 12,000명의 도통군자를 양산한다고 하는 산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수운선생의 집안은 대대로 덕망 높은 유가(儒家)였는데, 팔도불전(八道佛前)에 시주(施主)하고 지성(至誠)으로 산제(山祭)했다는 사실이다.

이것도 역시 도수로 보아야 하는데, 인신사해 유도의 자리로 진술축미 불도가 대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성인군자의 출현은 부모의 정성과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인생이 남기고 가는 것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이 있다면, 바로 자녀가 아닌가?

돈과 명예, 권력 등은 뜬구름처럼 사라지지만 자녀들은 계속 자녀를 낳으면서 이 세상을 다스린다.

그러므로 사람으로 태어나서 가장 귀한 일은 훌륭한 자녀를 남겨 놓고 가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근암공은 수운이란 자녀를 남겼으니 가히 영광 중의 영광이다.